[세계NOW] “끊이지 않는 총기사고에도 美텍사스주는 총기완화, 왜?”

[세계NOW] “끊이지 않는 총기사고에도 美텍사스주는 총기완화, 왜?”

2019.09.09. 오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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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끊이지 않는 총기사고에도 美텍사스주는 총기완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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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9월 9월 9일 월요일
□ 출연자 : 김길수 YTN 텍사스 리포터 (KTN한인신문사 편집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지난 달 초였죠. 미국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에서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망자 기준으로 봤을 때 미국 역대 총격사건 중 10대 사건에 포함될 정도로 큰 인명피해를 냈었는데요. 이 참사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텍사스주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사회의 충격, 상당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텍사스주 댈라스의 KTN한인신문사에서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김길수 YTN 텍사스 리포터,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길수 YTN 텍사스 리포터(이하 김길수): 안녕하세요.

◇ 전진영: 지난 주말에 텍사스에서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총격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 내용부터 좀 전해주시죠.

◆ 김길수: 네, 사건은 텍사스 현지 시간 지난 1일에 발생했습니다. 텍사스주 서중부에 위치한 미들랜드와 오데사 지역에서 36살의 총격범 세스 에이터가 총기를 난사해 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와 탑승객 등 7명이 숨지고 22명이 총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앞서 총격범 에이터는 경찰의 검문을 무시한 채 달아났으며, 이후 연방우체국의 우편배달 밴을 탈취해 운전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전진영: 범행 동기가 나왔나요?

◆ 김길수: 총격범은 사실상 경찰에 의해 사살된 상황이라 정확한 범행동기를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범행 직전, 범인이 자신이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앞서 911과 FBI 지부에 전화를 걸어 격분한 상태로 횡설수설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는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해고를 당한 데 대한 앙심이나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았나 추정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리고 보도를 보니까 총격범이 범죄전력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김길수: 그렇습니다. 총격범 에이터는 지난 2001년 무단침입 도주 등 몇 건의 경범죄로 기소돼 24개월 간 복역 후 보석으로 풀려난 전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충격적인 게, 이렇게 범죄전력이 있는 사람이 총을 어떻게 구매할 수 있었는지, 이 부분도 의심스럽고. 또 총격이 신원조회를 통과하지 못했는데도 총기를 구입했다는 건 총기 유통관리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닐까요?

◆ 김길수: 예, 미 주류 및 담배·화기류 단속국 ATF는 총격범 에이터가 연방 신원조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언론은 신원조회 통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에이터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구매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이와 관련해 아직 총격 용의자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총기를 구매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이번 사고가 있기 한 달 전 쯤에도 굉장히 큰 총기 사건이 있었는데. 텍사스에서 정말 최악의 총기난사로 꼽히는 사건이죠?

◆ 김길수: 그렇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달 3일 오전 10시경 공격형 소총으로 무장한 남성이 대형 소매점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이 사고로 22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을 당했는데요. 당시 상점은 개학을 앞두고 자녀와 함께 학용품 구입에 나선 쇼핑객들로 매우 붐비는 상황이어서 피해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총기사건 10위 안에 들 만큼 큰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 전진영: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월마트 총기난사 사건 소식 전해드렸는데, 엘패소라는 곳이요. 워낙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기도 하고, 또 당시 총격범이 한인들이 많은 곳에 거주했어서 한인사회 충격도 굉장히 상당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길수: 네, 총격사건이 발생하나 엘패소에는 한인 동포 약 1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총격범이 자라고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진 달라스에는 한인 동포 10만명이 거주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접한 동포사회는 누구나 총격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는 분위기입니다.

◇ 전진영: 이렇게 총기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니까 총기규제에 대한 여론이 미국 내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라고 한국에서는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미국 국민들의 여론은 어떤가요?

◆ 김길수: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총격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에는 한인 동포 15만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한인 동포들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치안 상황이 그리 안전하지 않은 곳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총기소지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확실히 시행되지 않는 한 어디서든 총을 든 흉악범들로부터의 위험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텍사스 지역에서 이 같은 대형 총격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비단 한인 동포들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총기규제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그래서 정책적인 부분은 아닙니다만 월마트에서 총탄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런 소식도 전해졌던데요.

◆ 김길수: 그렇습니다. 엘패소 월마트 총격사건을 계기로 월마트가 권총·탄약 판매 중단과 일반 소비자들의 매장 내 총기소지를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총기 소지가 허용된 매장에서도 앞으로는 소지가 불허될 것으로 보입니다. 월마트는 또 군용무기 스타일의 2·3구경과 5·6구경 등 짧은 총기와 권총 탄약을 재고가 소진되고부터는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총기 구매 연령도 21세 이상으로 상향하고, 신원조회 강화 등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정치인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사실 텍사스가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인데요. 정치인들의 반응 어떻습니까?

◆ 김길수: 그렇습니다. 텍사스주는 전통적인 공화당의 텃밭으로 불릴 만큼 공화당에 대한 지지가 어느 지역보다 강한 지역입니다.

◇ 전진영: 그러면 아무래도 텍사스주 정치인들이 총기 규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 김길수: 텍사스주에서 대형 총격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동안 총기규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의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애봇 주지사는 대형 총격사건 재발 방지책으로 철저한 신원검증과 함께 위험인물에게서 총기 소지권을 박탈하는 ‘레드플래그’ 법 시행 강화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내 공화당계 정치인들도 예전처럼 총기규제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진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전미총기협회와의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규제안 마련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전진영: 방금 리포터님께서 전미총기협회와의 관계를 의식한 탓인지, 적극적으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말씀도 해주셨습니다만, 텍사스주 의원들이 전미총기협회의 로비를 받아 온 게 굉장히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요.

◆ 김길수: 그렇습니다. 전미총기협회 NRA는 미국의 그 어떤 이익단체보다도 막강한 조직과 자금력을 갖추고 텍사스를 비롯한 정치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NRA가 로비 자금을 비롯해 한 해 쓰는 예산은 2016년도를 기준으로 해서 4200억원을 넘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또한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에만 약 342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NRA의 로비로 의회에 올라오는 총기 규제 법안들은 줄줄이 처리가 지연되거나 폐기되곤 했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실제로 텍사스주에서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법들이 시행됐다고 하던데요.

◆ 김길수: 네, 관련법들은 지난 6월 회기에서 주의회를 통과했는데요. 학교 캠퍼스와 주차장, 인근 통학로 등에서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총기 소유자가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교직원도 총기 소지가 가능하고, 학교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도 잠금장치를 걸어둔 상태에서는 화기류나 탄약류 소지가 가능하며, 위탁가정에서조차 총기류·탄약류 소지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교회나 유대교 회당 등에서 총기 휴대를 원천 차단하는 조항도 상당 부분 완화시켜 착한 총기소유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외부의 위협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 전진영: 미국 사회 전반적으로는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쪽의 방안이 힘을 얻고 있는데 텍사스주만 반대로 가는 것 아니냐. 총기 소지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 같던데. 이런 부분에 대한 텍사스주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 김길수: 엘패소와 오데사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기 규제에 관한 지역사회의 여론도 변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총기소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나 신원조회 등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아무튼 총기규제 논란, 하루이틀 일이 아닙니다만 내년 대선까지 정치 쟁점화가 될 거다, 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총기 규제법이 하원은 통과했는데 상원에 지금 발이 묶여있는 상황이죠?

◆ 김길수: 그렇습니다.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은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은 무사히 통과했지만 여전히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을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총기난사대책 입법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이런 이야기도 들리던데요.

◆ 김길수: 네, 백악관 보좌진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수 있는 대책 방안을 내놓으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상원 참모들과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패키지에는 민주당이 요구한 신원조회 강화 방안은 제외된 대신, 정신질환 전력이 있는 사람들의 총기 규제, 총격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신속히 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길수: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김길수 YTN 텍사스 리포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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