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다 韓 찌른' 경산성...뒤처리 떠맡은 외무성 '부글부글'

'냅다 韓 찌른' 경산성...뒤처리 떠맡은 외무성 '부글부글'

2019.08.29. 오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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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에 대해 두 차례에 걸친 경제 보복을 감행한 일본 아베 내각 안에서 부처 간 역할을 두고 갈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무성을 쏙 뺀 채 경제산업성이 한국 보복을 주도하고 외무성은 골치 아픈 뒤처리만 떠맡게 돼 불만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를 놓고 세계무역기구 이사회에서 만난 한국과 일본 대표.

통상전문가인 우리 측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전략실장을 상대로 일본 측은 외무성 소속 이하라 준이치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가 나섰습니다.

[김승호 / 산업통상자원부 전략실장 : 자유 무역 체계를 위협하고 전체 글로벌 밸류 체인을 위협한다는 점을 간략히 언급하고….]

[이하라 준이치 / 주제네바대표부 일본대사 : 수출관리제도 관련 조치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쟁점인 수출 제도에 해박한 우리 대표와 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외무성 출신 일본 대표가 맞붙은 셈입니다.

이 일이 있은 뒤 일본 외무성 내부에서는 경제산업성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일본 유력 신문사 간부가 YTN에 전했습니다.

일본의 수출제도 전문 부서인 경제산업성이 뒤로 빠지고 애먼 외무성이 곤욕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외무성 불만의 이유는 이게 다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는 외무성을 쏙 뺀 채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경제산업성이 밀어붙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세코 히로시게 / 日 경제산업상 : (경제 제재 관련) 한국과 협의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2차에 걸친 보복의 파장은 한국 내 반발은 물론 서방 언론의 일본 비판 등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외무성은 뒤늦게 한국 여론을 살피고 국제사회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고충을 떠맡게 됐습니다.

사고는 경제산업성이 치고 골치 아픈 뒤처리는 외무성이 억지로 떠안아야 하는 모양새가 된 것입니다.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제재, 즉 1차 보복 조치 이후 한 달 동안 이 중 하나인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량은 전월 대비 8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일본 기업 수출이 그만큼 줄었단 얘기입니다.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향해 냅다 찌른 칼날이 일본 기업에도 큰 상처를 남긴 게 수치로 확인된 셈입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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