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앵커리포트] "서두를 필요 없다"...트럼프의 일관된 '속도 조절론'

[더뉴스 앵커리포트] "서두를 필요 없다"...트럼프의 일관된 '속도 조절론'

2019.07.18.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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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북미 회동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2~3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할 방침을 밝혔지만 관련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속도 조절론을 꺼내 들었습니다.

사실 1차 북미회담 이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되게 속도 조절 메시지를 보내왔는데요.

그간의 발언을 되짚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 조절 메시지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나왔습니다.

그간 빠른 비핵화 시간표를 요구해왔지만 1차 회담 이후로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미 회담 이후 눈에 띄는 진전이 보이지 않자 트럼프는 비핵화 과정을 칠면조 요리에 빗대며 서두를수록 나쁘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CBS, 폭스뉴스 등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북한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북한 비핵화 시간표를 보류한 모습을 모였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도 트럼프의 속도 조절론이 나왔습니다.

1차 북미 회담이 끝난 지 넉 달이 지나도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자 상대 진영인 민주당 측에서 비핵화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에 트럼프는 전임자들은 70년간 이 문제에 매달려 왔지만 자신은 4개월 동안 해냈다며 북핵 실험이 없는 한 오래 걸린다 해도 상관 없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기한 연기됐죠.

당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이 단순한 일정 조율상의 문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한 달 넘게 고위급 회담 재개 소식이 없자 2차 북미회담 무산, 북미 대화 동력 상실 등의 우려가 나왔습니다.

북미 대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서두를 게 없다며 속도 조절론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북미 고위급 협상은 재개됐습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 2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하노이로 떠나기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제재 해제 계획도 없다고 덧붙이며 사실상 장기전을 예고했습니다.

"빨리 가고 싶지도 않고, 빨리 할 필요도 없다."

2차 회담이 결렬된 뒤 한 달 반 만에 처음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3차 북미 회담에 대한 용의를 내비쳤고 올해 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며 시한을 내걸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회담 개최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김 위원장이 제시한 시한에 대해선 직접적인 대답 대신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그리고 현지시간으로 어제 트럼프는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궁극적으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 이후 실무협상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입니다.

이처럼 1차 북미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명확하고 일관돼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와 관련해 속도 조절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경제 제재가 계속되는 한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비핵화를 이루기까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길게 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있고 북한이 당분간 핵실험을 안 하는 것만으로도 자기 성과로 포장할 수 있다는 논리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재선을 염두에 두고 북한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앞으로 북미 간 실무 협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비핵화와 제재 완화가 어떤 식으로 조율될지 향후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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