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의 그늘..."위험하고 가혹한 건설 현장"

도쿄올림픽의 그늘..."위험하고 가혹한 건설 현장"

2019.06.03. 오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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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열도가 한껏 들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 올림픽 시설 공사현장 노동자들은 가혹하면서도 위험한 노동 환경에 직면해 있다는 국제 노동단체의 따끔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내년 하계 올림픽을 1년 정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도쿄 올림픽 주 경기장.

참가 선수들이 머물게 될 선수촌 현장에는 완공을 기다리는 높은 빌딩들이 줄지어 늘어섰습니다.

본격적인 티켓예매가 시작되며 일본 열도가 올림픽 열기로 달아오르는 가운데 국제 노동단체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의 그늘',

국제건설목공노동조합연맹, BWI는 이 보고서에서 주 경기장과 선수촌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과중한 노동과 낮은 안전기준에 노출돼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선수촌에서는 무려 28일간, 주 경기장에서는 26일간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한 노동자가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또 개인 보호 장비가 지급되지 않기도 했고 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작업하다 크게 다친 사례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서 근무했던 노동자는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 건설현장 전 노동자 : 잔업이라도 해서 (공사 기한을) 맞춰달라든가 (하는 압박이 있었습니다)]

공중에 커다란 콘크리트 구조물이 크레인에 걸린 채 그 아래서 위태롭게 일한 적도 있다는 증언도 했습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 건설현장 전 노동자 : 아래서 작업하고 있을 때 줄에 콘크리트가 달린 상태로 있는 거죠. 그게 떨어지면 죽지요. 무서웠어요.]

2년 전 주 경기장에 일하던 노동자는 과로사했고, 지난해에는 선수촌 현장 노동자가 크레인과 관련된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 안전관리에 충분히 노력하며 대회 개최를 위해 착실히 공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일본 언론은 올림픽이라는 명분 아래 가혹한 노동 환경이 가려져 있고, 그런 부분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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