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가눌 수도, 볼 수도 없어"...현지 잠수사가 전한 최악의 수중 상황

"몸 가눌 수도, 볼 수도 없어"...현지 잠수사가 전한 최악의 수중 상황

2019.06.02. 오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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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유람선 참사 현장에서는 여러 악조건으로 인해 수중수색과 구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잠수사는 몸을 가눌 수도,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최악의 수중 상황을 전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탁한 황톳빛, 순식간에 떠내려갈 듯 흐르는 다뉴브 강 속으로 잠수사가 사다리를 한칸 한칸 내려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물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고, 수중 수색 시도는 무위로 끝났습니다.

극도로 거센 물살 탓에 침몰 유람선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건데 잠수사는 태풍에 연을 날리는 정도로 몸을 가누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리차드 소프로니 / 헝가리 현지 잠수사 : 한 잠수사는 사다리를 내려가면서 몸부림을 쳐야 했고,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물살이 너무 세서 잠수사를 사다리에서 좌우로 떼어내려는 것 같았습니다.]

시야 역시 큰 걸림돌입니다.

'시계 제로', 바로 앞도 볼 수가 없어 만져보는 것이 수색의 전부였습니다.

[리차드 소프로니 / 헝가리 현지 잠수사 : 시야는 말 그대로 제로입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오직 촉각에만 의지해야 합니다.]

게다가 참사 당시 내린 많은 비로 강 수위도 수색 한계 수준을 넘어섰다고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충돌 직후 유람선이 순식간에 가라앉았기 때문에 실종자들이 배 안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말로 신속한 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리차드 소프로니 / 헝가리 현지 잠수사 : 구조된 사람들은 갑판에 있었을 것이다. 나머지 관광객들은 모두 침몰된 유람선 안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우리 정부 대응팀 역시 세월호 참사 해역보다 유속이 빠르다는 분석을 내놨고, 장비 투입이나 유실망 설치도 하지 못할 만큼 수색과 구조는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는 가운데 잠수사들의 답답함 역시 크지만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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