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교사'된 도쿄 도심 참사...日 면허 반납 노인 급증

'반면교사'된 도쿄 도심 참사...日 면허 반납 노인 급증

2019.05.17. 오전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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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는 노인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 도쿄 도심에서 80대 노인이 일으킨 대형 교통 참사 이후 노인들의 면허 반납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면허 반납을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도로 한가운데 처참하게 나뒹구는 자전거,

이 자전거를 타고 건널목을 건너던 31살 엄마와 3살 난 딸은 갑자기 달려든 승용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달 도쿄 도심 이케부쿠로에서 대낮에 벌어진 참사입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87살 할아버지였습니다.

유족은 비통한 심정으로 운전이 불안한 노인들의 면허 반납을 호소했습니다.

[도쿄 이케부쿠로 사고 유족 : 운전에 불안한 분이 계시면 지금 가정에서 (면허 반납을) 생각해 주세요. 교통사고 희생자를 줄일 수 있습니다.]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한 91살 니시카와 할아버지는 면허 반납을 위해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본인도 대형 참사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은 것입니다.

[니시카와 테쓰로 (91세) : 인명사고가 나면 곤란해지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반납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도쿄에서는 이케부쿠로 사고 이후 노인들의 면허 반납이 크게 늘었습니다.

사고 직전 한 주간 약 1000건이던 반납이 사고 이후인 이번 달 첫 주에는 약 1600건으로 무려 60%나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버스나 전철이 잘 닿지 않은 시골에서는 노인들이 운전을 그만두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

[75세 노인 운전자 : 도시에서는 차가 필요 없지만, 대중교통 수단이 적은 곳에서는 차가 없으면 많이 불편하지요.]

이 때문에 농어촌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은 면허 반납 노인 대상 택시비 지원이나 지역 쇼핑센터와 연계한 셔틀버스 운행 등 면허 반납 유도를 위한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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