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고용주, 필리핀 가정부 나무에 묶어 학대해 논란

사우디 고용주, 필리핀 가정부 나무에 묶어 학대해 논란

2019.05.15. 오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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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고용주, 필리핀 가정부 나무에 묶어 학대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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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사우디아라비아인에게 고용된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나무에 묶이는 비인도적인 체벌을 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있는 남성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 아코스타 바루엘로(26)가 '값비싼 가구를 땡볕에 내놨다'는 이유로 고용주의 미움을 샀다.

고용주는 아코스타의 손목과 다리를 밧줄로 포박해 집 정원이 있는 큰 나무에 그녀를 매달았다. 이후 함께 집에서 일하던 필리핀 출신 동료가 분개해 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고용주의 만행이 필리핀까지 알려졌다. 고용주는 땡볕에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위험성을 깨달으라는 의미로 아코스타를 나무에 묶었다고 알려졌다.

사진을 신고한 아코스타의 동료는 도움을 요청하며 "고용주는 우리가 작은 잘못만 해도 체벌을 했다"고 진술했다.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필리핀 외교부는 아코스타의 귀국을 도와 그녀가 두 아이가 있는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왔다. 아코스타는 지난 9일 오후 9시쯤 귀국편을 타고 필리핀 마닐라로 돌아왔다.

본국으로 돌아온 아코스타는 "나를 도와준 모두에게 고맙다"면서도 "사진을 올리고 신고한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 걱정된다. 그들도 돌아오게 해달라"고 여전히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일하는 필리핀 해외노동자의 숫자는 230만 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이번 사건이 대두되면서 "고용주에게 학대를 받았다"는 필리핀 해외노동자들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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