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 러 여객기 기장, 번개맞은 상황 치명적으로 보지 않아

화재 참사 러 여객기 기장, 번개맞은 상황 치명적으로 보지 않아

2019.05.08. 오전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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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현지시간 5일 화재 참사를 낸 여객기 기장은 착륙 이전까지만 해도 기체가 낙뢰를 맞은 상황을 치명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정상 착륙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현지 REN TV가 7일 공개한 조종사와 공항 관제사 간 교신 내용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교신 녹음에 따르면 여객기가 낙뢰에 맞아 주요 통신장치가 고장 난 후 기장 데니스 예브도키모프는 비상통신채널을 통해 지상 관제소에 긴급 신호인 '팡팡' 신호를 보냈습니다.

팡팡 신호는 항공기나 승객이 위험에 노출됐으나 생명이나 항공기 운항에는 심각한 위협이 없어 즉각적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을 의미합니다.

뒤이어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기장은 첫 번째 활주로 접근에 실패했다고 보고했고, 이에 관제사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라고 묻자 기장은 "아니다. 아직은 모든 것이 정상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같은 교신 내용을 볼 때 기장은 착륙 이전까지 항공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긴급 조난신호인 '메이데이'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기장이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소방차나 구조팀을 활주로에 미리 배치하도록 요청하지 않은 것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 73명과 승무원 5명 등 78명 가운데 승객 40명과 승무원 1명 등 41명이 불타는 항공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하거나 불에 타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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