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평화 소망"...'헌법수호' 언급 안 해

나루히토 일왕 "평화 소망"...'헌법수호' 언급 안 해

2019.05.01. 오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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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스로 물러난 아키히토 전 일왕에 이어 아들인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했습니다.

첫 소감으로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인 아키히토 전 일왕이 즉위할 때는 헌법 수호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엔 그런 언급은 없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의 뒤를 이어 큰아들인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은 청동검과 구슬 등 왕실의 상징물을 넘겨받았습니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부 각료와 지방자치단체장 등 국민대표들과의 첫 만남도 이뤄졌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나루히토 일왕을 국가와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우러러보고 있습니다.]

국민을 향한 일왕의 첫 메시지는 평화에 힘이 실렸습니다.

[나루히토 / 일왕 :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 그리고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버지인 아키히토 전 일왕은 1989년 즉위 후 첫 소감에서 평화와 함께 '전쟁 불가' 조항을 담은 현행 헌법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아베 내각이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며 개헌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이라 이와 관련한 나루히토 일왕의 생각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첫 소감에선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새 일왕이 강조한 평화는 곧 '전쟁 없는 평화'로 '전쟁 불가'를 규정한 현행 헌법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에 헌법 수호 의지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왕세자 때인 2014년 "현행 헌법을 바탕으로 일본이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며 개헌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일왕이 바뀌었지만 당장 경색된 한일 관계에는 큰 기대를 하기를 어렵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토 코타로 / 캐논전략연구소 연구원 : 교착상태 중에 일왕이 나서서 뭔가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한일관계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더라도 나루히토 일왕이 아키히토 전 일왕이 공들여왔던 전쟁에 대한 사죄와 반성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일관계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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