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성 트럭에 매달아 끌고 간 美 인종차별주의자 사형 집행

흑인 남성 트럭에 매달아 끌고 간 美 인종차별주의자 사형 집행

2019.04.25. 오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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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트럭에 매달아 끌고 간 美 인종차별주의자 사형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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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6월 흑인 남성을 트럭에 매달고 달려 사망하게 한 미국 인종차별주의자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미국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함께 인종차별 범죄를 일으킨 세 명 중 한 명인 존 윌리엄 킹(John William King, 44)은 동부 표준시로 지난 24일 저녁 8시 8분 텍사스주 헌츠빌 주립 교도소에서 주사 방식으로 사형당했다.

킹은 다른 백인 남성 두 명과 함께 흑인 남성 제임스 버드 주니어(James Byrd Jr.)라는 흑인 남성을 트럭에 태워 재스퍼 마을로 끌고 갔다.

이들은 버드를 폭행한 뒤 트럭에 그의 발목을 묶어 도로를 3마일(약 4.8km)가량 달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

킹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로런스 러셀 브루어(Lawrence Russell Brewer)는 지난 2011년 감옥에서 사형됐고, 숀 베리(Shawn Berry)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베리는 범행을 인정하고 당시 상황을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킹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사망 전까지 변호인을 통해 무고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텍사스 경찰 당국에 따르면 킹은 사형 전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 다만 "돈이 없는 이들은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사형을 지켜본 피해자 버드의 여동생은 "그의 범죄에 대한 형 집행이었을 뿐,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라며 "안도감이나 행복감 같은 건 없다"라고 호소했다.

이 사건은 20세기 최악의 인종차별 범죄로 꼽히며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 2001년 증오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희생자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버드 법'에 당시 텍사스주지사가 서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09년 증오 범죄 예방법을 승인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TEXAS DEPT. OF CRIMINAL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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