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올림픽 회장 "후배들 위해 은퇴"...진짜 이유는?

日 올림픽 회장 "후배들 위해 은퇴"...진짜 이유는?

2019.03.20. 오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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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쿄올림픽이 5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올림픽위원회장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지만 뇌물을 주고 올림픽 유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터라 그 배경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올림픽 위원회 수장인 다케다 회장이 오는 6월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의 1등 공신인 만큼 한 번 더 연임해 올림픽을 치러낼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이를 뒤집은 것입니다.

[다케다 스네카즈 / 일본 올림픽위원회 회장 : 젊은 리더에게 위원회를 맡겨서 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새 시대를 개척하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뇌물로 도쿄올림픽 유치를 성공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의 정점에 다케다 회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케다 회장은 2013년 유치 당시 약 23억 원을 싱가포르 컨설팅 회사에 지급했고 이 돈이 당시 세네갈 IOC 위원에게 전달돼 아프리카 출신 IOC 위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미 프랑스 검찰의 수사대상에 올랐고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만 남겨둔 상황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다케다 회장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속 시원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케다 스네카즈 / 일본 올림픽 위원회 회장 : 부정한 일은 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결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일본 언론은 올림픽에 대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국제 올림픽위원회가 압력을 가한 게 은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또 일본 스포츠계에서 다케다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프랑스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점도 이유로 꼽힙니다.

한참 분위기를 띄워도 모자랄 판에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으로 유치를 둘러싼 부당거래 의혹이 퍼져 나가자 일본 정부는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전전긍긍하며 주시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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