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베트남일까?'...정상회담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

'왜 베트남일까?'...정상회담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

2019.02.06. 오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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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확정된 베트남은 두 정상의 동선과 일정 등 물리적인 여건도 고려됐지만, 상징적인 의미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과 적대국에서 동반자로 거듭난 베트남의 역사가 북한에 길을 제시하는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입니다.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확정된 베트남은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의 이동 거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 일정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적국에서 동반자로 변천해온 미국과 베트남의 역사 또한 장소 선정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평가입니다.

베트남은 1964년부터 무려 12년의 전쟁을 통해 미국의 적국이 됐지만, 종전 20년만인 1995년 수교를 하고, 이제는 든든한 상생 관계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강력한 베트남 고립 압박 정책이 있었고, 베트남은 결국 '도이머이' 라는 대대적 개방의 길을 택함으로써, 제재를 벗어나고 경제 부흥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미국이 북한에 바라는 변화의 전형적 모델입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정부는 2차 정상회담 논의 이전부터 북한에 '베트남의 길'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 美 국무장관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는 기적은 당신의 것입니다. 그것은 곧 북한의 기적입니다.]

북한 역시 현 지배 체제를 유지하면서 체제 보장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베트남식 모델이 가장 현명한 대안이라는 판단에 접근했다는 분석입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개방정책 '도이머이' 벤치 마킹에 정성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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