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아동학대' SOS 보낸 日 소녀, 결국 주검으로...

수차례 '아동학대' SOS 보낸 日 소녀, 결국 주검으로...

2019.01.30. 오전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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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아빠에게 상습적으로 맞고 한겨울에 냉수 샤워를 억지로 해야 했던 10살 소녀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주변에 몇 번이나 SOS 신호를 보냈지만 결국,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딸이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다" 밤 11시, 다급하게 신고한 건 아빠였습니다.

경찰이 집에 도착했을 때 온몸에 멍 자국이 남아 있던 10살 미아는 이미 숨을 거둔 상황.

머리를 잡아당기고 억지로 찬물 샤워까지 시켰다는 아빠는 경찰에서 '가정교육'을 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오랫동안 상습적으로 때리고 학대한 것으로 보고 아빠를 체포했습니다.

[부근 주민 : 성실하고 착해 보였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미아는 2년 전부터 주변에 몇 번씩이나 구조의 SOS를 보냈습니다.

친한 친구들에게는 힘든 일을 조심스럽게 털어놨습니다.

[학교 친구 : 옷을 벗으니까 등에 멍이 있었어요. 아빠한테는 두 얼굴이 있다고 말했어요.]

학교에서 벌인 조사에서는 '아빠에게 맞고, 학대당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 일로 한 달 반 동안 아동상담소에서 보호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니헤이 히토시 / 아동상담소장 : (아빠와의 관계가) 서서히 개선돼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일시보호'를 해제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간 미아는 이후 보름 가까이나 결석했는데도 학교도 아동상담소도 가정 방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니헤이 히토시 / 아동상담소장 : 집에 방문한 적은 없습니다. 학대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도움의 손길을 수차례 애타게 바랐지만 아무도 손을 잡아주지 않았던 10살 소녀는 결국 짧지만 누구보다 힘겨웠던 생을 마감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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