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콤플렉스 기회로 만든 청년, 김승언 씨

탈모 콤플렉스 기회로 만든 청년, 김승언 씨

2019.01.13. 오전 10: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요즘 병원에서는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해주는 '의료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각광 받고 있습니다.

멀리 터키에는 모발 이식 전문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청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역만리에서 모발 이식 코디네이터로 정착할 수 있었는지, 권은정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터키 이스탄불 중심가.

머리에 하얀 천과 검은 띠를 두른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모발 이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전 세계 탈모 환자들이 터키로 몰리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의료 시설 수준은 선진국과 비슷한 반면 가격은 저렴해 외국에서 연간 6만 명의 탈모 환자들이 찾고 있습니다.

[정윤성 / 탈모 환자 : 약물치료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머리가 다 탈모가 된 후에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 시점에서 시도를 해야 하는 것이 시술을 받는 게 아닌가….]

이런 터키에서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하는 모발 이식 전문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는 한국 청년이 있습니다.

13년 전 터키로 건너간 김승언 씨입니다.

[김승언 / 모발 이식 코디네이터 : 탈모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자살까지 생각하셨던 분들도 오셨고, 모발 이식을 받고 취업을 했다, 결혼을 했다, 아빠가 대머리라서 부끄러워하던 딸이 바깥에 나가서 팔짱을 끼기 시작한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이게 단순히 상업적인 부분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일이구나….]

승언 씨는 지난 2006년 군대 전역 후, 전 재산 350달러를 들고 터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원래 꿈은 '케밥 집 사장'이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찾게 된 모발 이식 병원.

탈모 스트레스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해 모아둔 돈으로 탈모 예방 치료를 받은 승언 씨.

인터넷 카페에 이런 사연을 올렸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던 사람들의 문의가 쏟아지면서 모발 이식 코디네이터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김승언 / 모발 이식 코디네이터 : 10년 전에도 터키 내 모발 이식 시장은 굉장히 컸는데 지금처럼 외국인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터키가 대량 이식이 가능하고 국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터키가 관광으로 굉장히 유명한 나라라서 관광적인 부분과 의료 관광, 모발 이식을 함께 접목했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

병원 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위한 어학 실력이 필수입니다.

승언 씨는 터키 어학원은 물론 서른이 넘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스트레스를 보듬는 소통 능력, 무엇보다 과장없는 정직한 정보 전달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승언 / 모발 이식 코디네이터 : 처음에는 얼굴도 안 본 환자들과 신뢰관계, 유대 관계를 쌓는 게 굉장히 어려웠고 온라인상이긴 하지만 환자분들과 서로 소통하고 정직하게 진정성 있게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환자분들이 와주셨고요.]

누구에게나 자신을 위축시키는 콤플렉스는 있기 마련입니다.

승언 씨의 이야기는 콤플렉스를 이겨내면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뜻밖의 길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YTN 월드 권은정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