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위의 원숭이 떼 포착...힘겨운 겨울나기?

전선 위의 원숭이 떼 포착...힘겨운 겨울나기?

2019.01.11.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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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는 야생 원숭이들이 많이 서식해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데요.

최근 이런 원숭이 수십 마리가 전깃줄을 이용해 한꺼번에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그 이유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높이가 10m 가까이 되는 전선 위에 일본 야생 원숭이들이 빼곡합니다.

아래 전선을 밟고 위 전선을 잡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입니다.

어림잡아도 30마리가 넘습니다.

[일본 아오모리현 무쓰시 주민 : 저것 봐! 저것 봐! 원숭이! 원숭이! 원숭이!“ 무서워. 엄청나게 많이 오고 있어.]

키가 작은 녀석은 몇 번이나 미끄러지면서 힘겹게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갑니다.

배 쪽에 아기 원숭이가 붙어 있는 어미 원숭이도 순간 발을 헛디뎌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습니다.

이 지역에는 천마리가 넘는 야생 원숭이가 서식하고 있지만, 전선을 이용해 집단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본 아오모리현 무쓰시 주민 : 있을 수 없는 일이네. 엄청나!]

전문가들은 특이한 이동 방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우선 전선 아래 수북이 쌓인 눈에 주목했습니다.

본래 원숭이도 추위를 싫어하기 때문에 눈을 밟지 않으려고 전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시로사다 토시유키 / 원숭이 동물원 원장 : 상당히 흥미진진하네요. 이게 이동수단이랄까. 아래에 눈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에…]

농작물을 마구 먹어치워 주민들이 쫓아내는 일이 많아, 이런 주민들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가와이 사토시 / 일본 아오모리현 동물원 사육사 : 사람으로부터 쫓길 위험성이 있어서 전선을 이용해 안전하게 이동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원숭이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전기 울타리를 설치한 밭이 많은데 원숭이들이 전선을 타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터득했고 그런 경험으로부터 이런 이동 방식이 생겼다는 흥미로운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해석은 분분하지만, 원숭이들의 진귀한 행렬은 사람과 추위에 견디기 위한 힘겨운 겨울나기가 그 배경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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