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연초 '친서 외교'...2차 北-美 정상회담 급물살?

[취재N팩트] 연초 '친서 외교'...2차 北-美 정상회담 급물살?

2019.01.03.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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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달 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연초부터 '친서 외교'를 통해 활기를 띠는 모습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자랑하며, 조만간 2차 북미회담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됩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기봉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격 공개한 현장 상황부터 얘기 좀 해주시죠.

[기자]
새해 업무 첫날인 미국 현지 시각 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얘기를 꺼냈습니다.

A4 용지 크기로 보이는 1장짜리 편지를 들어 보이며 "내가 방금 김정은으로부터 멋진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극히 일부 인사들에게 이 편지를 보여줬다며, '훌륭한 친서'라고 거듭 말했는데요,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난 방금 김정은으로부터 이 편지를 받았고, 극소수 사람들에게 보여줬습니다. 누구도 이런 (멋진) 편지를 쓴 적이 없습니다. 이 편지는 진짜 훌륭합니다.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많은 진전을 이뤘습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이뤄냈고,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금 받았다'는 표현이 글자 그대로 발표 직전에 받은 것인지, 아니면 지난 연말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가 전달된 시점에 받은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일단 친서 내용은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로 추정되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좀 공개됐나요?

[기자]
친서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발언으로 볼 때 긍정적으로 진일보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다시 강조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또 하나의 회담을 갖게 될 것이며 그가 나를 만나고 싶어 하고, 나도 그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차 회담에 대한 언급은 몇 차례 반복됐는데요, "나는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 "우리는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북미 관계가 지난해 4분기부터 이렇다 할 진전 없이 교착상태인데, 이번 친서가 결정적인 변곡점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큰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난해 북미 관계의 큰 변환이 시작된 것도 두 정상이 직접 주고받은 친서 외교를 통해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그런 가능성이 더 크게 점쳐집니다.

몇 달간의 교착 상태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전달 사실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1월 또는 2월 2차 북미회담의 가능성도 다시 부상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시적인 성과를 빨리 내기 위해 페이스를 잃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나는 결코 '속도'를 강조한 적이 없다"며 북미 적대관계는 80여 년 흘러왔고,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가진 건 겨우 6개월 전의 일이다"라고 또 언급했습니다.

이것은 비핵화 협상 속도가 부진하다며 비핵화 과정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미국 내 일부 여론을 반박하면서, 시간에 대한 여유를 스스로 찾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앵커]
북미 두 정상이 친서를 통해 나타내는 교감의 정도로 보면, 당장이라도 2차 회담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인데, 실제 성사 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움도 있죠?

[기자]
두 정상 간의 신뢰 확인과 긍정적인 의견 합치는 분명 매우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구체적, 실무적 상황을 보면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단위의 접촉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를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지난해 11월 초 뉴욕 접촉이 무산된 뒤 두 달 가까이 별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실무협상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회담조차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걸림돌은 협상 목표에 대한 궁극적인 인식 차이 때문인데요.

미국은 북한의 조건없는 완전한 비핵화가 협상의 목표라고 보는 반면, 북한은 남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일 뿐 아니라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미군 장비의 남한 전개도 안 된다고 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회담을 해야겠다는 큰 틀에서의 새로운 교감이 두 정상 간에 확실히 이뤄졌다면, 실무적인 절차는 극복될 수 있기 때문에 새해 벽두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은 분명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연초에 마련된 북미 간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LA 김기봉 특파원[kgb@ytn.co.kr]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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