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화웨이 사태' 후폭풍 확산...미·중 협상 먹구름

[취재N팩트] '화웨이 사태' 후폭풍 확산...미·중 협상 먹구름

2018.12.10.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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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최대 IT 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사태 이후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자 미국이 후폭풍 차단에 나섰습니다.

백악관이 연일 화웨이 사태와 무역협상은 상관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월가에서는 무역 갈등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미국 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며 체포 영장을 철회하라고 요구했고, 일부 기업은 미국 제품 불매 운동도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뉴욕 특파원 연결합니다. 김영수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 90일간 휴전에 들어가면서 미·중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요, 화웨이 사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요?

[기자]
먼저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 당일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반발의 강도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쪽에서는 잘해보자고 해놓고 다른 한쪽에서는 캐나다에 요청해 중국 최대 IT기업 창업주의 딸을 체포했으니까요.

중국 입장에서는 다분히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거죠.

그러니까 미중 무역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중국 기업 부회장까지 체포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중국 외교부는 어제 브랜스태드 주중 대사를 불러 체포 영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말 트럼프 대통령이 몰랐을까요? 백악관은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몰랐다는 입장이라고요?

[기자]
백악관은 미중 정상회담이 G20 정상회담이 열린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것도 있지만,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도 그랬고 함께 정상회담에 참석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몰랐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휴일인 오늘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몰랐다며 선을 그었는데요.

그 일은 법무부와 국가안보회의 소관이다. 자신은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다시 말해, 무역문제가 아니라 안보 문제라는 겁니다.

또 당일 만찬이 끝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체포 사실을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미국 법무부는 언제 화웨이 부회장 체포를 캐나다에 요청했습니까?

[기자]
사실 멍 부회장의 체포 영장은 지난 8월 22일 미국 뉴욕 동부지방법원에서 발부된 상태였습니다.

멍 부회장이 이란 시장 접근을 위해 위장 회사를 이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기 넉 달 전부터 멍 부회장을 체포하려 했다는 거죠.

따라서 일단 정상회담 당일 일부러 체포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홍콩에서 멕시코로 가는 경유지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캐나다 당국이 체포했습니다.

[앵커]
그럼 현재 멍 부회장은 아직 캐나다에 있는 거죠? 보석을 신청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멍 부회장은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출석해 보석을 요구했습니다.

멍 부회장 측은 제기된 각종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또 멍 부회장이 고혈압이 있어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인데요.

캐나다 검찰은 그러나 멍 부회장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라 재산이 많고 또 최장 30년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으니까 보석은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구체적으로 멍 부회장이 스카이콤이라는 유령회사를 동원하고 여러 금융기관을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앞으로 60일 이내에 캐나다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수 있고요.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 사건이 미국에서 중범죄가 되는지를 따져 인도 허용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앵커]
본격적인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악재가 터졌는데요. 월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멍 부회장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당일 목요일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장 막판 낙폭을 크게 줄였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금요일 주식시장은 급락 마감했습니다.

미중 무역협상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요청에 기술 이전 강요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여기에 중국 기업의 숨통까지 조이고 있으니까 쉽게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IT 산업을 제압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4월에도 중국의 또 다른 통신장비 업체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벌써 일부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제품 불매 운동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언론은 중국의 멍파이 기술그룹이 직원들에게 미국 아이폰을 사면 상여금을 깎고 또 미국산 컴퓨터나 차량도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또 화웨이를 지지하는 운동이 중국 전역에서 확산하고 반미 감정도 높아지고 있습니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공항에서 체포한 멍 부회장을 구치소까지 수갑을 채워 데려갔다며 엄중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반미 감정이 격화되면서 미국 IT기업인 시스코는 직원들에게 중국 여행 자제를 요청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은 화웨이 사태가 미중 무역협상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협상 중 체포라는 악수를 둘 만큼 대중 협상에 대한 계획 준비가 안 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휴전이 깨질 위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정부 관료들이 일제히 TV에 나와 무역 협상과 화웨이 부회장 체포는 상관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당장 불안해진 금융시장부터 안정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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