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에 암반 녹아 거대 동굴 생긴 뒤 붕괴"

"北 핵실험에 암반 녹아 거대 동굴 생긴 뒤 붕괴"

2018.11.28. 오후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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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북한 핵실험 당시 지하에 커다란 동굴이 생겨 무너졌다는 학자들의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동굴의 지름이 무려 80m나 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당시 핵폭발로 지하에 지름 80m가량의 동굴이 생겼다고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연구팀이 미 지진 학회지 11월호에 밝혔습니다.

핵폭발 당시 생긴 고열로 실험장 지하 600m에 있는 암반이 녹아 증발해 버리면서 이런 동굴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당시 핵실험 8분 뒤 일어난 2차 지진에 대해서는 이 동굴이 붕괴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내부 붕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대부분 지하 핵실험장의 윗부분이 충격파에 의해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는 지하 암반이 열에 녹아 동굴이 생긴 뒤 무너졌다는 점에서 이전 분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인배 / 협력안보연구원장 : (핵실험 당시에는) 갱도 상부가 무너져 내려앉았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이번 연구 결과를 보게 되면 지진의 충격파가 아니라 열로 구멍이 뚫렸다는 거니까. 저는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분석 결과가 사실이라면 부근을 흐르는 지하수가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인배 / 협력안보연구원장 : 지하수 오염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 당시 얘기가 돌았는데 이젠 더 엄격히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은 지난해 6차 핵실험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이 한계를 맞으면서 지속적인 사용이 곤란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했습니다.

또 이미 쓸모없게 된 핵실험장인데 이를 숨기고 올해 5월 외국 기자들을 불러 파괴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일종의 '쇼'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붕괴했다는 동굴의 정확한 위치가 불분명한 데다 북한이 당시 새로운 갱도가 더 있다고 주장한 만큼 동굴이 붕괴됐다고 해도 핵실험장 전체가 쓸모없게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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