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 출신 노숙자 돕는 기금 알고 보니 4억 원대 사기극

재향군인 출신 노숙자 돕는 기금 알고 보니 4억 원대 사기극

2018.11.16.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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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향군인 출신 노숙자 돕는 기금 알고 보니 4억 원대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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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4억 원을 모금했던 커플의 사기 행각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 10월, 마크 다미코와 케이트 맥클류어는 SNS에 "재향군인 출신 노숙자가 기름이 떨어져 멈춘 도로에서 자신의 마지막 남은 돈으로 대신 기름을 사다 줬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위험한 도로에서 여자가 주유소까지 걸어가는 건 안 된다면서 노숙자가 자비를 털어 본인을 도왔다는 사연이었다.

커플은 노숙자인 조니 바빗 주니어의 도움에 보답하고 싶다면서 그의 재활을 돕는 모금을 시작했다. 나라를 위해 싸운 군인이지만 노숙자가 된 안타까운 사연, 그러나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은 노숙자 그리고 그런 그와 편견 없이 친구가 되어주고 재활을 돕는 젊은 커플.

이들의 조합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했고 순식간에 4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억이 넘는 돈이 모였다.

커플은 모금에 감사하며 바빗이 노숙자에서 벗어나 집과 차를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기까지는 훈훈한 사연이었지만 뜻밖의 다툼이 벌어지며 노숙자와 커플의 우정, 그리고 재활은 사기극으로 밝혀졌다.

노숙자인 바빗이 모금한 금액 중 자기 몫인 30만 달러를 주지 않았다면서 고소를 한 것이다.

마크와 케이트 커플은 바빗의 주장이 헛소리라며 그가 마약에 돈을 쓸까 봐 돈 지급을 미뤘다고 주장했지만 뉴지지주 검찰이 형사 수사에 나서면서 이들의 사연이 몽땅 사기극으로 밝혀지게 됐다.

커플은 바빗의 재활에 돈을 쓴 게 아니라 카지노와 유흥으로 모금 금액 대부분을 탕진한 상태였고, 카지노 근처 현금인출기에서 거액을 찾은 기록까지 나왔다.

결국, 모금 사이트가 나서서 바빗에게 돌아갔어야 할 몫을 지급하겠다고 밝혔고 마크와 케이트 커플과 노숙자 바빗은 사기극으로 2급 모함 죄와 사기 절도 혐의로 법원에 출석하게 됐다.

이 사건을 맡은 커피나 검사는 "마크와 케이트 커플이 우연히 해병대 재향군인 출신 바빗을 만나면서 사기극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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