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언론인, 심문 중 사망"...'왕실 보호' 출구전략?

"사우디 언론인, 심문 중 사망"...'왕실 보호' 출구전략?

2018.10.16. 오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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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유가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는 '사우디 언론인 암살 의혹'에 대한 출구전략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배후로 지목된 사우디 왕실이 모른 채 일부 정보요원들에 의해 저질러 것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종수 기자입니다.

[기자]
터키와 사우디 경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사건과 관련해 뒤늦게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카슈끄지가 터키에서 실종된 지 거의 2주 만에 그가 사라진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9시간 동안 수색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하루 앞서 워싱턴포스트에 왕실 비판 기고문을 싣던 카슈끄지가 실종되면서 왕실 배후설이 제기되자 살만 사우디 국왕과 통화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국왕은 (배후설을) 모른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는 정말 몰랐습니다. 그 사람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길 원치 않지만, 어쩌면 범인이 불한당 살인자일 수도 있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살만 국왕과 왕세자가 모르는 것처럼 들렸다"고 언급하자 CNN과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사망을 인정하되 책임을 일부 인사에 떠넘기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국 정보요원들이 허가 없이 카슈끄지를 심문하다 숨졌다는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사우디 정부가 이 정보기관 관리에게 '엉망진창으로 실패한 작전' 책임을 떠넘겨 왕세자를 보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비전 2030'을 주도하면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과감한 여권 신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개혁 이미지를 구축해 왔습니다.

살만 왕세자는 하지만 사우디 권력 장악을 위해 '반부패' 명목으로 내부에서 정적과 반체제 인사들을 가차 없이 제거해왔습니다.

이번에 살해된 카슈끄지도 살만 왕세자를 비판했다가 사우디 정부에 의해 반체제 인사로 낙인이 찍혀 피신 생활을 해왔습니다.

YTN 이종수[js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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