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탑 무너지는데도 이륙 지시...150명 구하고 떠난 21살 청년

관제탑 무너지는데도 이륙 지시...150명 구하고 떠난 21살 청년

2018.10.01. 오후 8:0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규모 7.5 강진이 덮친 인도네시아 팔루.

건물이 무너지고, 쓰나미가 덮쳐오는 순간에도 공항 관제탑을 끝까지 지키다 순직한 관제사가 비극 속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불과 21살의 나이로 숨진 젊은 관제사를 향해 전 세계의 애도 물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안토니우스 구나완 아궁은 지진이 일어나던 그 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공항 관제탑에서 근무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건물이 좌우로 출렁였습니다.

공항 활주로에는 250m 길이의 균열이 생겼고 관제탑도 차츰 부서지기 시작했는데요.

동료 직원들도 혼비백산하며 관제탑을 급히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아궁은 대피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활주로에는 바틱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객기에는 승객 수백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바틱 여객기 6231편 활주로에서의 이륙을 허가합니다"

이륙 허가를 받은 여객기는 흔들리는 땅에서 아슬아슬하게 이륙에 성공했습니다.

아궁은 관제사로서의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창문으로 뛰어내렸지만 크게 다쳐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22번째 생일을 불과 한 달 남겨둔 날이었습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아궁을 향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관제기구는 아궁의 희생을 기리며 직급을 두 단계 올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쓰나미가 덮쳐오는 순간, 어린 여자아이와 엄마를 구출해낸 생존자의 사연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인 응 콕 총 씨는 지진 발생 직전, 무너지는 호텔 문을 나서 화를 간신히 면했습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바다에선 7m 높이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어린 여자아이와 엄마를 발견했습니다.

정신없이 잔해 속에서 일단 아이를 빼냈지만 쓰나미가 덮치기 시작해 엄마는 미처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무작정 아이를 안고 정신없이 뛰었고, 쓰나미가 잦아든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그 장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도 기적적으로 살아있었습니다.

결국 주위의 도움으로 콘크리트 더미 사이에서 아이 엄마도 무사히 구출해냈습니다.

누리꾼들도 엄마와 아이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라며 안도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희생자가 수천 명에 이를 것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아무쪼록 이번 피해가 하루 빨리 수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