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김영철의 '적대적 편지'에 美 대북 강공책 선회하나?

[취재N팩트] 김영철의 '적대적 편지'에 美 대북 강공책 선회하나?

2018.08.29.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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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정부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데 이어 이번엔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재개할 수 있다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북한의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 보낸 비밀 편지를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북미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연결해, 미국 현지 분위기 살펴보겠습니다. 김영수 특파원!

지난주 목요일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계획을 발표한 뒤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을 취소했는데요.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 1통이 취소의 발단이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초 보도는 워싱턴포스트에서 나왔는데요

이 신문은 지난 주말 정부 고위관계자로부터 2명으로부터 확인했다면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보낸 편지가 방북 무산의 발단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편지는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에 전달됐고 이 편지를 본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했다는 건데,

편지 내용은 모르지만, 방북 취소를 결정하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CNN에 더 자세한 배경이 나왔습니다.

CNN은 정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편지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편지에서 "미국이 평화 협정 서명을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북한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협상이 무너지면 핵과 미사일 활동도 재개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정부로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평양을 방문해도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달 초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때, 김정은 위원장도 못 만나는 등 빈손 방북 논란, 비판이 컸던 만큼 미리 선수를 쳤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편지 내용을 보고 그렇게 화를 냈다고요. 왜 그렇게 화를 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 많은 걸 내주었고 북한에 속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는데요.

그러면서 비핵화를 약속한 김정은 위원장을 믿고 있고 협상이 잘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김영철 부위원장이 핵 협상이 깨질 수 있고 핵과 미사일 활동도 재개할 것이라는 협박까지 하자 매우 화를 냈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주 금요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계획 취소를 발표한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 공화당 유세장을 찾았는데, 북한 이야기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9개월째 미사일을 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자랑했는데요.

그만큼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 내용에 매우 화가 났다는 반증입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미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북한에 보냈습니다. 북한을 더욱 압박하는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던포드 합참의장과 함께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며 현재로선 더 이상의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대통령의 선의의 조치로 몇 개의 대규모 한미훈련을 중단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건데요

다시 말해 북미 간 원활한 협상을 위해 군사훈련을 중단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훈련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장을 날린 겁니다.

다만 내년부터 훈련이 재개되느냐는 질문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국무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한미 훈련은 계속 중단할 수 있다는 건데, 비핵화 협상 진전과 훈련 중단을 연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왜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요? 미국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전문가들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 내용은 전형적인 북한의 협상 전술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 미국과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고 싶은데 미국이 자꾸 핵 신고 등 비핵화 선 조치를 요구하니까 판을 깰 수도 있다며 벼랑끝 전술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협상 무산 카드로 위기감을 고조시켜 현재 미국이 밀어붙이고 있는 비핵화 협상의 방향을 틀고, 북한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북한이 미국의 반발을 예상하고 다목적 카드로 이런 편지를 보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트럼프 정부는 어떻게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더욱 강경한 대책을 쓸까요?

[기자]
일단 오늘 한미 훈련 재개 카드를 꺼낸 것처럼 당분간 대북 강경책을 더 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참모 중 가장 매파로 알려진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이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또 최근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데다,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위기 탈출구로 강력한 대북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안보리를 통해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는 제재도 추진할 수도 있고요.

북한을 돕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독자 제재를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것처럼, 북미가 계속 접촉을 통해 전격적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타협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당분간 북미 간 기싸움,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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