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검은 금요일'...한때 23% 폭락

터키 리라화 '검은 금요일'...한때 23% 폭락

2018.08.11. 오전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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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 국가들 가운데 최근 미국과 사이가 나빠진 터키가 큰 곤경에 빠졌습니다.

터키 철강제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터키 리라화가 폭락했습니다.

황보선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터키에 전해진 미국발 충격파는 막대합니다.

오후 4시쯤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올리라고 했다"고 밝히면서 터키 금융시장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터키 리라화의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은 한때 6.8703리라까지 솟구쳤습니다.

화폐 가치가 전날보다 23% 폭락했습니다.

터키 금융시장이 미국발 악재에 말 그대로 '검은 금요일'을 맞은 셈입니다.

리라화 폭락은 미국과 관계가 악화한 결과입니다.

터키는 최근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 이란 제재 불참, 관세 보복, 시리아 해법 이견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키워 왔습니다.

지난 1일엔 미국이 앤드루 브런슨 목사 구금을 이유로 터키 장관 2명에 제재를 부과한 뒤 달러 대비 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5리라 선을 뚫었고, 8일 만에 6리라도 돌파했습니다.

지난 7일 외교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터키 정부 대표단이 미국 국무부를 찾아 갈등 해소를 모색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했습니다.

터키 재무장관이 공공부문 비용 절감 등으로 350억 리라, 약 7조 원을 확보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외환시장의 충격을 막지 못했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국 국민에게 이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금과 달러화를 리라화로 바꾸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어느 만큼 효과를 볼지 미지수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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