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트럼프 "관세가 최고!"...속셈과 전망은?

[취재N팩트] 트럼프 "관세가 최고!"...속셈과 전망은?

2018.07.25. 오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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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과 캐나다 멕시코 등 우방과도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오늘은 "관세가 최고"라면서 관세 폭탄 정책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중국과는 환율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인데요.

전 세계가 트럼프의 관세 폭탄 정책을 비난하고, 미국 내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속셈은 무엇이고 미국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김영수 특파원!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관세가 최고라면서 자화자찬을 했어요. 내용부터 볼까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시각으로 24일 아침 트위터를 통해 "수년간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한 나라들 모두가 협상을 위해 워싱턴으로 오고 있다"며 '관세 폭탄' 정책을 자랑했습니다.

또 "이 일은 오래전에 일어났어야 했지만, 속담에도 있듯이 늦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주장했는데요.

특히 "관세가 최고다!"라며 강조한 뒤 "무역에서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한 나라는 공정한 거래를 위한 협상을 하거나 아니면 관세를 물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도둑질을 당하는 '돼지 저금통'이다. 다 잘 될 것이다"라며 확실히 미국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또 미국 경제 지표가 지금 최고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는 달리 관세 폭탄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메랑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이 보복관세를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 지역의 주력 생산품에 집중적으로 부과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가하고 있는데요.

콩과 쇠고기, 돼지고기 등 농산물과 자동차가 중국이 부과한 관세 물량의 65%를 차지했습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거죠.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미국 농부들은 최근 농축산물의 대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철강제품에 관세 폭탄을 맞은 유럽연합도 미국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보복 관세를 매기면서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여론도 좋지 않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반대가 찬성의 두배 수준인데요. 정당별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민의 49%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25% 만이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만 정당별로 보면 공화당 지지자는 관세 정책 찬성이 45%로 반대 23%보다 높았고 민주당 지지자는 반대 71%, 찬성 10%로 반대가 월등하게 높았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공화당 절대 지지층을 보고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입니다.

[앵커]
그래서일까요 트럼프 대통령 고집을 꺾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일 트럼프 정부가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여기에 맞서 똑같은 규모의 미국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는데요.

여기에 미국이 다시 160억 달러의 중국제품에 관세를 부과키로 하자 중국도 곧바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미국 수출 규모가 5천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 반면 수입은 천5백억 달러 수준이어서 미국과 똑같은 규모로 관세를 부과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중국이 지난주부터 위안화 가치를 절하해 중국 기업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환율을 조작했다고 경고하면서 환율 전쟁으로 번질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틀 전 우리나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바로 미중 간 환율 전쟁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 내 전체 여론도 좋지 않고 미국 기업에도 불리한 관세 폭탄을 고집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재벌 시절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대를 끝까지 몰아붙여 얻을 것을 얻는 전략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역은 부동산 투자와 달라 1대 1로 상대를 위협해서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미국이 지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캐나다까지 미국을 상대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대응에 나서고 있어,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시간이 갈수록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미국 상공회의소를 비롯해 무역 관련 단체들뿐 아니라, 보복관세를 집중적으로 맞은 지역의 공화당 의원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언제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 정책을 밀어붙일까요?

[기자]
일단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관세 폭탄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 중서부 농업지역에 오늘 120억 달러, 우리 돈 13조 5천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에 농업지대가 많은 중서부 지역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어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무역 전쟁이 더 격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전문가들은 결국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타협을 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농가에 대한 긴급 지원에 나선 게 바로 관세 폭탄의 부메랑을 트럼프 정부가 인정했다는 겁니다.

그 때문인지 그동안 미 중 무역전쟁 우려로 출렁였던 미국 주식시장은 최근에는 무역전쟁보다 기업 실적이나 유가 등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단 내일로 예정된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워싱턴 회동 결과가 주목되고요.

또 오늘과 내일 이틀간 열리는 중국 추가 관세 부과 공청회 결과도 미 중간 무역 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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