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트럼프 '관세폭탄' 의 역풍...미국내 반발 확산

[취재N팩트] 트럼프 '관세폭탄' 의 역풍...미국내 반발 확산

2018.07.12. 오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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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전 세계가 미 중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전선을 캐나다와 멕시코뿐 아니라 유럽까지 확대하면서 세계 무역전쟁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관세 폭탄이 부메랑이 돼 역으로 미국 산업을 강타하면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뉴욕 특파원 연결해 미국 내 반발 움직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김영수 특파원!


먼저 미국 의회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을 반대하는 동의안을 가결시켰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제동을 거는 내용의 동의안이 미국 상원에서 통과됐습니다.

미 상원은 오늘 에너지·수도 예산 법률안과 함께 부속 동의안을 표결에 부쳤는데 찬성 88표, 반대 11표로 가결 처리했습니다.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88명이 찬성표를 던진 겁니다.

공화당 상원의원이 51명이니까 상당수 여당의원도 찬성한거죠.

동의안은 대통령이 무역 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하는 데 있어 의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법률안과 달리 구속력이 없어 실질적인 효과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정책에 대한 상원의원들의 반대 의사가 분명히 드러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나서서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역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주 보복관세를 부과한 미국 제품을 보면 콩과 쇠고기,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이 전체의 40%나 됩니다.

자동차 장비도 25%를 차지했는데, 주로 미국 중서부 농업지대와 북동부 공업지대에서 나오는 생산물입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 준 곳인데요.

중국이 이른바 트럼프 지지층이 먹고 살아야 하는 생계수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표심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 연구기관이 분석한 결과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카운티의 20%, 약 800만 명이 중국 보복 관세의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지만, 가장 큰 패배자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어떤 이유 때문이죠?

[기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중국의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에 타격을 주겠다는 명확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관세 폭탄은 1960년대에나 상상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는데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부품을 수입해 물건을 만드는데 미국의 관세 폭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95%가 중간재와 자본재에 몰려있어 결국 이를 부품으로 쓰는 미국 기업의 경쟁력만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과 캐나다에 철강에 폭탄 관세를 부과했는데, 오히려 미국의 철강산업은 일자리가 줄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철강값이 오르니 철강으로 만드는 다른 제품 가격이 오르고 매출이 줄기 시작한 겁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머지않아 중국산 의류와 신발, 잡화 가격도 올라 백화점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면서요.

오히려 미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일 처음 공장 이전을 발표한 기업은 미국의 명품 오토바이 회사인 할리 데이비드슨인데요

미국의 관세 폭탄에 유럽연합이 미국 오토바이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자 공장을 아시아로 옮기기로 한 겁니다.

고육지책이지요.

세금이 25% 오르면 유럽에서 오토바이를 팔기 어려워지니까 당연히 해외로 공장을 옮기기로 한 겁니다.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도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요.

미래의 최대 시장을 빼앗길 수 없고 향후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BMW 공장도 일부를 미국 밖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에 공장 짓고 일자리 늘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도 중국 수입품 2천억 달러어치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는데요. 무역전쟁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제품 340억 달러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앞으로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또 2천억 달러 나아가 3천억 달러어치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실제로 어제 2천억 달러어치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겁니다.

미국이 대중국 무역적자가 한해 3천5백억 달러나 되고 미국의 대중국 수출이 천5백억 달러 밖에 안되니까, 중국이 똑같이 관세를 부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이런 계산은 결국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인데요.

중국이 반격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무역뿐 아니라 관광과 서비스 같은 무역외 수지도 있고요.

미국이 싫어하는 대북 제재 완화 역시 중국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유럽연합과 캐나다, 멕시코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모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이 장기적으로 버티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공화당의 지지층인 농민들과 제조업 종사자들의 반발이 커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미 중간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도 흔들리고 있는데요. 오늘 미국 주가도 하락했지요.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지난주 말부터 크게 하락했지만, 뉴욕 증시는 오히려 어제까지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어제 미국이 추가 보복관세를 발표하면서 오늘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요.

하락 폭은 1%가 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는 공청회 등을 거쳐야 하고, 적어도 두 달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그 사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손해가 커지면서 합의를 보지 않겠느냐 하는 전망이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이 결국 상대를 위협하면서 얻을 것을 얻는 이른바 트럼프 식 부동산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치킨 게임식 충돌을 피할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는 건데요.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 정책이 1930년대 대공항을 악화시킨 미국의 관세 폭탄 정책과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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