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명분에 오보까지'...진흙탕 된 백악관 슈퍼볼 세리머니

'가짜 명분에 오보까지'...진흙탕 된 백악관 슈퍼볼 세리머니

2018.06.06. 오후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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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최고 인기의 슈퍼볼 우승팀은 매년 백악관에 초청돼 축하 세리머니를 해왔지만, 올해는 백악관이 초청을 거부했습니다.

이들이 국기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그런데 정작 이 팀 선수들은 한 번도 '무릎 꿇기' 저항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지난 2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꺾고 슈퍼볼을 차지한 필라델피아 이글스.

전통대로 백악관 축하행사가 예상됐지만, 백악관이 행사 하루 전 초청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말콤 젠킨스 / 필라델피아 이글스 선수 : 백악관에 한번 가보기를 꿈꿔온 선수들도 있는데, 그들은 초청됐어야 한다고 봅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들이 국가에 대한 예를 표하라는 대통령의 의견을 거부해 초청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공식 연설에서 욕까지 써가며 무릎 꿇기 투쟁을 비난한 상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국가 의례를 하지 않는 선수에게 "저 개XX 끌어내!" 넌 해고야! (라고 할 수 있는 구단주가 필요합니다).]

친 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는 백악관의 성명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섀넌 브림 / 폭스뉴스 앵커 : 대통령은 국가의례 문제로 이글스팀이 내일 백악관 축하행사에 초청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달랐습니다.

이글스팀 선수들은 정규와 포스트 시즌 경기 중 한 번도 무릎 꿇기 시위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폭스뉴스가 보도를 하면서 게시한 이 사진은 국가 의례와 상관없이 경기 전 기도를 하는 모습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폭스뉴스가 결국 사과했습니다.

CNN 등 현지언론들은 백악관이 초청을 거부한 진짜 이유는 선수 전원이 가지 않고 일부 대표단만 파견하겠다고 한 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했습니다.

결국, 백악관 슈퍼볼 세리머니는 갈등만 남긴 채 취소됐고, 대통령이 이끄는 '애국행사'로 대체됐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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