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선택한 104살 호주 과학자 "평온 속에 영면"

안락사 선택한 104살 호주 과학자 "평온 속에 영면"

2018.05.11.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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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타인의 도움'을 받아 삶을 마치겠다며 스위스로 떠난 고령의 호주 과학자가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평소 계획한 대로 가족들과 이별 인사까지 차분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조승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일 안락사를 금지하는 자국 법을 피해 스위스로 떠난 올해 104살 호주 데이빗 구달 박사.

생물학자, 생태학자였던 구달 박사는 현지 시각 10일 스위스 바젤의 한 클리닉에서 자신의 뜻대로 의료진의 도움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필립 니슈케 / 엑시트 인터내셔널 창립자 : 구달 박사가 신경안정제 주사를 맞고 긴 삶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12시 30분 숨을 거뒀습니다.]

박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의 마지막을 설계해 왔습니다.

올해 초에도 삶을 마치려 했지만 실패한 뒤, 이번엔 기관의 도움으로 스위스행을 결심했습니다.

스위스 도착 전 프랑스에 들러 가족을 만나 작별 인사도 나눴습니다.

구달 박사는 취재진에게 "더는 삶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는데, 기회가 생겨 기쁘며 의료진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와중에도 죽음을 앞둔 사람답지 않게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한 구달 박사는 마지막 순간엔 베토벤 교향곡을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집에서 생을 마치면 모두가 편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해 안락사를 금지하는 자국의 법률 체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필립 니슈케 / 엑시트 인터내셔널 창립자 : 구달 박사가 삶에 대한 마무리 계획 등을 공개리 말해 온 과정은 안락사 문제를 세계적인 토론주제로 만들었습니다.]

호주에선 빅토리아주 외 다른 주에선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주 역시 6개월 시한부 선고의 경우에 한해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데, 내년 6월 처음으로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YTN 조승희[j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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