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투'는 마음속에! ... 차분한 '오스카' 시상식

'미 투'는 마음속에! ... 차분한 '오스카' 시상식

2018.03.05. 오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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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고기 인간과 언어 장애 여성의 사랑을 그린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가 올해 아카데미상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눈에 띄는 외형적인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시종 '성폭력 저항'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이어갔습니다.

할리우드에서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블랙 드레스'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이어 뭔가 강력한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배우들의 의상은 자유로웠습니다.

하지만 사회자의 코믹한 개막 인사에서부터 '미 투'의 분위기가 실렸습니다.

[지미 키멀 / 아카데미상 시상식 사회자 : (오스카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이유가 있는데, 한 번 보세요. 사람들에게 보이도록 손을 모으고 있죠. 무례한 말도 하지 않고, 결정적으로 성기가 없잖아요.]

또 '미 투' 고발에 나섰던 여배우들이 시상자로 나서 저항의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가 차지했습니다.

물고기 인간과 장애 여성의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감독상과 음악상 등 4개 주요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 작품상 수상 감독 : 오늘날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얘기하기 위해 판타지라는 장르의 우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여기 문이 있습니다. 박차고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남녀 주연상은 '다키스트 아워'에서 2차 대전 당시 처칠을 완벽히 연기한 게리 올드만과 '쓰리 빌보드'에서 분노의 모성애를 쏟아낸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받았습니다.

[프랜시스 맥도먼드 / 여우 주연상 수상자 : 여기 있는 모든 여성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어요. 메릴 스트립과 같은 배우들, 제작자들, 감독, 작가….]

지난해 시상식에서 벌어졌던 희대의 실수에 대한 풍자도 이어졌습니다.

[지미 키멀 / 사회자 : 올해는 이름이 불려도 바로 일어나지 마세요. 일단 좀 기다리세요.]

[마크 해밀 / 美 배우 (시상자) : 수상자는..., 제발 라라랜드(지난해 잘못 호명) 나오지 마라! 라라랜드 나오지 마라!]

올해 오스카상은 몰아주기 대신 안배가 돋보였는데, '덩케르크', '다키스트 아워', '쓰리 빌보드' 등이 다관왕에 올랐고, 흑인 감독 조던 필레의 '겟아웃'은 각본상을 차지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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