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한복 디자이너, 이향순 씨

도쿄의 한복 디자이너, 이향순 씨

2018.03.04. 오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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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모노의 나라 일본에서 한복을 지어 파는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한복을 매개로 한국 문화까지 전파하고 있는데요.

이향순 디자이너를 박진환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기자]
소녀가 한복을 몸에 대고 요리조리 거울을 봅니다.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디자인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일본 소녀가 한복을 맞추고 있는 이곳은 한국이 아닌 일본 도쿄.

[쯔무라 마나미 / 손님, 딸 : 다양한 치마저고리를 골라 입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너무 귀여워서 감동하고 있어요.]

[쯔무라 유리 / 손님, 어머니 : 딸이 성인식에 치마저고리를 입고 가고 싶다고 해서 한국까지 가서 만들기도 했어요. 주변 사람들은 다 후리소데(기모노의 일종)를 입었는데 우리 딸만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으니까 눈에 띄잖아요.]

기모노의 나라 일본에서 한복을 디자인해 판매하는 사람은 이향순 디자이너입니다.

1993년 이곳으로 건너와 학업과 일, 결혼과 육아의 세월을 거쳐 자신의 한복 스튜디오를 냈습니다.

[이향순 / 한복 디자이너 : 옛날식으로 (한복을) 만드는 게 저한텐 재미가 없더라고요. 여러 가지 만들고 싶었는데, 제가 배운 것으로는 응용이 힘들었거든요. 일본에 와서 이렇게 한복을, 의상을 배우고 하다 보니까, 그때 (디자인) 패턴을 많이 공부했기 때문에 지금 이게 가능한 것 같아요.]

이 씨의 한복집 이름은 오모이데 스튜디오입니다.

추억이라는 뜻입니다.

이름처럼 이곳은 단순히 한복만 지어 파는 곳이 아닙니다.

사진을 전공한 남편이 한복을 입은 손님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줍니다.

사람들은 졸업식, 성인식 등 중요한 날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유하며 추억으로 남깁니다.

이 씨는 한복을 매개로 한국 문화를 한층 깊이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일본 정부는 한일 수교 50년을 맞아 우표를 발행했습니다.

이 씨는 이 우표 속 한복 디자인을 자문해주기도 했습니다.

[이향순 / 한복 디자이너 : 이게 테마가 50주년이기 때문에 일본 중년 부인을 테마로 해서 만든 거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너무 노숙해 보이지도 않으면서 중후한 한국의 여성의 미를, 그 공손한 미를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최근에는 일본인이 참가해 한국어 실력을 겨루는 '전일본 한국어스피치대회'에서 작은 한복 패션쇼를 열기도 했습니다.

한복을 통해 한일 관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향순 디자이너!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길 기대합니다.

도쿄에서 YTN 월드 박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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