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트럼프-틸러슨, "멍청이" vs. "IQ 테스트 하자"...갈등도 전략?

[취재N팩트] 트럼프-틸러슨, "멍청이" vs. "IQ 테스트 하자"...갈등도 전략?

2017.10.11.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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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심 내각, 여당과 잇따라 부딪히고 있는데요, 틸러슨 국무장관과의 불화설도 좀처럼 가라앉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북핵 해법을 비롯한 대외 정책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건데, 정말 갈등인지, 아니면 전략인지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좀 더 자세히 들어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틸러슨 국무장관이 트럼프에게 '멍청이'라고 했다는 보도를 둘러싸고 좀처럼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발단이 어디입니까?

[기자]
지난 4일 미국 NBC 방송의 보도한 내용입니다.

NBC 방송은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책 이견으로, 대통령을 공개 석상에서 "멍청이"라고 부르는 등 불화가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때문에 틸러슨 장관이 지난 7월 말, 자진 사퇴 직전까지 갔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두 사람은 대북 문제를 놓고 갈등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보도 직후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헌신은 여전히 강하다며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며 틸러슨 장관에 대한 신뢰를 표하는 것으로 불화설을 서둘러 진화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아이큐를 겨뤄봐야 한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갈등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멍청이 발언'을 보도한 NBC 기사는 가짜 뉴스라면서도 사실이라면 틸러슨 장관과 IQ를 겨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정말 멍청한지 재어보자는 겁니다.

그러면서 누가 이길지도 말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승리를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북핵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틸러슨 장관에게 반격한 것처럼도 보이는데요, 두 사람의 갈등설을 확인한 걸까요?

[기자]
포브스지는 이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에게 맞펀치를 날리며 반격했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화설을 경계했습니다.

오늘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IQ 테스트' 발언은 틸러슨을 깍아내린 것 아니냐고 묻자 극구 부인했습니다.

자신은 그 누구를 깎아내린 적도, 폄하한 적도 없다면서 틸러슨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농담이었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을 100% 신뢰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무부에서는 틸러슨 장관의 IQ를 묻는 해프닝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에게 기자들이 던진 질문인데요.

노어트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IQ가 높다"면서, "모든 것들을 한데 엮는 공학도 출신"이라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틸러슨과 트럼프의 신경전 이번만이 아닌데, 특히 북한 핵 문제에서도 핵 대응에서도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내지 않았나요?

[기자]
가장 최근의 엇박자는 틸러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북한과의 2-3개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면박을 주면서 불거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낭비다, 틸러슨 장관은 에너지를 아끼라며 대북 대화 무용설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까지 포함한 초강경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조하는 한편,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 수장으로서 틸러슨 장관은 외교적 해법과 대화를 강조하며 번번이 엇박자, 불협화음을 빚고 있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대북 엇박자 정말 갈등일까요. 아니면 전략인가요?

[기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역할 분담을 했다고 해석합니다.

이른바 배드캅, 굿캅 역할을 나누는 강온양면 전략으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거죠.

하지만 전략으로 보기에는 두 사람의 정책 기조가 삐끄덕 거릴 때가 많습니다.

비단 북한 핵 뿐만 아니라 이란 핵 협상 문제나 인종차별 논란 문제 등에서도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과 국무부에 내뱉는 언급들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외교 엇박자'가 큰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면서 북한 문제도 여기 포함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북한 노동당 창건일 즈음해 북한 도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아직은 조용한데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군사 대응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북한의 두 차례 ICBM 시험 발사와 6차 핵실험 이후 미국에서는 다양한 대북 군사 대응과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까지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군사대응에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 전략자산의 전개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선제타격, 김정은 참수작전, 나아가 예방전쟁까지 다양한 옵션이 포함되는데요,

하지만 대북 군사 행동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군사 대응 카드를 실행하는 데는 상당히 신중한 분위기인 것은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틸러슨 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보고 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논의의 초점은 어떠한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걸 막기 위한 다양한 옵션들에 맞춰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옵션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북 군사 옵션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앞서 매티스 국방장관은 "군사옵션을 준비하라", "6.25 미국 작전실패 다룬 책 읽어보라"고도 얘기했는데, 군사대응이 그만큼 임박한 건가요?

[기자]
매티스 장관이 국제 방산전시회 기조연설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으로 경제재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필요로 할 경우 군사적 개입에 대해 확실히 준비하는 것이 육군이 할 일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또 "한국에서 전쟁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6·25 전쟁 초기 미군 작전실패 다룬 책 읽어보라고 답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당장 대북 군사 옵션을 사용하겠다는 것보다, 만약의 전쟁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강력한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희준 워싱턴 특파원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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