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영국 노린 IS...이번에도 '소프트 타깃'이 목표

[취재N팩트] 영국 노린 IS...이번에도 '소프트 타깃'이 목표

2017.06.05.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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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영국에서는 또 끔찍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명소에서 민간인들이 희생됐습니다.

IS는 이번에도 배후를 자처했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런던 테러 관련 자세한 들어보겠습니다. 김웅래 기자!

우선 테러 과정부터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영국 현지 시각으로 밤 10시쯤 경찰에 신고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템스강을 건너는 영국의 명소, 런던브릿지에서 배달용 흰색 승합차가 사람들을 치고 있다는 신고였습니다.

마침 영국 언론인 몇 명이 현장을 지나고 있었는데요.

타임스의 일요일판인 선데이타임스 부편집장은 승합차 한 대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런던브릿지를 지나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인도로 완전히 올라섰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도망쳤다고 말했습니다.

BBC 방송 기자도 승합차가 자기 앞에서 방향을 바꾸더니 대여섯 명을 잇따라 치고 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승합차, 이렇게 사람들을 치면서 런던브릿지를 건넌 뒤, 관광 명소인 버러마켓이라는 곳의 술집 난간에 부딪친 뒤에야 멈춰 섰습니다.

이때부터 이 사고가 단순 사고가 아닌 테러라는 게 명확해졌습니다.

차에서 폭탄 조끼처럼 보이는 조끼를 입은 남성 3명이 내렸는데, 모두 흉기를 들고 있었고, 내리자마자 일반인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민간인 7명이 숨지고 50명 정도가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 설명을 들어보면요, 부상자 중에 20명 정도가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까지 불과 8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앵커]
용의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출동한 무장 경찰에 의해 모두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하자마자 테러에 놀라 도망치던 민간인들 사이에서 용의자 3명을 찾기 시작했고, 신고 접수 8분 만에 범인 3명을 제압했습니다.

무장 경찰 8명이 용의자를 향해 발포했는데, 모두 50발을 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 3명을 사살한 뒤에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민간인들이 사이에 테러범이 또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테러가 진압된 뒤에도 시민들은 양손을 머리에 올린 채 현장을 벗어나야 했습니다.

현장 진압 후 경찰은 즉시 테러범 중 한 명의 아파트를 급습해 이번 테러와 관련된 12명을 체포했습니다.

이번 테러의 배후에도 관심이 쏠렸는데요, 역시 IS였습니다.

IS는 공식 선전매체를 통해 자기들의 보안 파견대가 런던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 보도를 보면, IS는 테러 전 추종자들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라마단 기간에 트럭이나 흉기, 총기 등을 이용해 공격을 개시하라고 촉구했는데, 결국 공격이 이뤄졌고, IS는 테러 발생 하루 정도 만에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앵커]
영국에서만 올해 들어 벌써 3번째 테러입니다.

세 번 모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었죠?

[기자]
지난 3월에는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지난달에는 유명 팝가수 공연이 열린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그리고 이번에는 수도 런던에서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모두 일반인들로 붐비는 곳들입니다.

'소프트 타깃'으로 불리는 민간인들이 잔혹한 테러의 먹잇감이 된 겁니다.

특히 세 번의 테러 가운데 두 번은 차를 이용해 저질러졌습니다.

IS는 그동안 "차는 흉기처럼 손에 넣기 쉬우면서도 흉기와 달리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는다"면서 차를 이용한 테러를 주문해왔는데요, 실제로 영국에서 잇따라 차를 이용한 테러가 발생한 겁니다.

누구나 사용하는, 또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것들이 테러 도구가 되면서 테러에 대한 공포감은 급속도로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앵커]
김 기자가 말한 대로 일반인에 대한 공격이 반복되면서 공포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이런 공포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고가 났다고요?

[기자]
런던 테러가 발생한 주말 밤,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의 중심 산카를로 광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날 유럽축구연맹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치러졌는데요, 3만 명에 달하는 축구팬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보려고 광장에 모여들었습니다.

토리노를 연고지로 하는 유벤투스가 경기를 했기 때문에 특히 사람이 많았습니다.

사고는 후반전 경기 도중에 발생했습니다.

광장에서 폭죽이 터졌는데 사람들이 이걸 폭탄 테러 소리인 줄 알고 달아나다가 넘어지고 밟히며 인명 피해가 속출한 겁니다.

7살 어린이 등 모두 천 5백 명 정도 다쳤습니다.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겁을 먹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앵커]
유럽이 테러 공포에 휩싸였지만, 테러에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것 같습니다.

어제 테러에 굴복하지 말자는 뜻에서 큰 콘서트가 열렸죠?

[기자]
다들 아시겠지만,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테러는 미국의 유명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 도중 발생했습니다.

수많은 관객들이 숨지거나 다쳤는데요.

이때 큰 충격을 받은 그란데가 다시 용기를 냈습니다.

테러에 굴복할 수 없다며 저스틴 비버와 케이티 페리 등 동료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맨체스터를 찾아 대형 공연을 한 겁니다.

공연은 '원 러브 맨체스터'라는 제목으로 자선 공연 형식으로 진행됐고, 공연을 통한 수익금은 맨체스터시와 영국 적십자가 공동 설립한 긴급 지원 기금에 기부됐습니다.

그란데는 테러로 인한 슬픔을 표현하며 "우리는 괜찮을 거야"라고 계속 외쳐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또 동료 가수, 케이트 페리는 "돌과 몽둥이를 던져도, 폭탄과 폭약을 던져도, 내 영혼을 깨뜨릴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노래를 불러 환호를 받았습니다.

공연 하루 전에 이번 런던 테러가 발생했지만, 공연은 차질 없이 마무리됐고요, 이번 공연은 실황은 전 세계에 중계됐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 연결해서 지난 주말에 발생한 런던 테러 얘기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김웅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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