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뒷감당해야 할 것" 中 조치 예고

"한국과 미국, 뒷감당해야 할 것" 中 조치 예고

2017.03.08.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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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그야말로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영업 정지된 롯데마트 매장이 크게 늘고 있고, 경제와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제재와 반 한국 정서가 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종욱 기자!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해 우리나라와 미국이 뒷감당을 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무슨 뜻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27일 중국 외교부가 정례 브리핑을 하면서 언급했습니다.

사드 배치를 중단하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밝힌 내용인데요.

먼저, 당시 브리핑 내용 들어보시죠.

[겅솽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우리의 안전 이익을 지키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입니다. 이(사드 배치)로 인한 모든 뒷감당은 한·미가 져야 할 것입니다.]

사드 배치 강행에 따라 각종 보복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경고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이후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해 롯데마트를 집중 단속하는 것을 비롯해 보복으로 볼 수 있는 각종 조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사드 배치 작업을 전격적으로 시작하자 어제도 중국 외교부는 그에 따른 모든 결과는 한국과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롯데마트 얘기 하셨는데요. 지금 중국에서 영업 정지된 매장이 계속 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업 정지된 매장이 중국 내 99개 영업점 가운데 ⅓이 넘는 39곳으로 늘었습니다.

어제 하루에만 16곳이 추가됐습니다.

중국 정부가 소방법과 시설법 위반 등을 문제 삼은 겁니다.

이런 조치를 중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중국 항저우 시민 : 중단시켜야 마땅합니다. 한국이 중국을 괴롭히려고 하니 더는 참을 필요가 없습니다.]

[중국 항저우 시민 : 이런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우습게 보지 않나요?]

무더기 영업 정지에 이어 가격 규정 위반을 이유로 벌금도 부과됐습니다.

베이징 시 발전개혁위원회는 차오양 구에 있는 롯데마트가 판매 가격과 관련한 위법 행위를 했다며 벌금 50만 위안, 우리 돈 8,300만 원의 벌금을 물렸습니다.

지난 1월 중국 설인 '춘절'을 앞두고 60위안에 팔던 명품 술인 '우량예'를 498위안짜리라고 한 뒤 특별 할인해 원래 가격인 60위안에 판매했다는 겁니다.

중국 내 할인점 대부분이 명절을 앞두고 통상 하는 영업 행위여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 당국이 롯데만 표적 조사를 하는 만큼 벌금을 부과받는 영업점은 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리나라와 미국이 합작한 중국 내 롯데 공장도 멈춰 설 위기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어요.

어떤 내용인지 정리해 주시죠.

[기자]
롯데는 최근 롯데제과와 미국 허쉬 합작 법인인 '롯데 상하이 푸드 코퍼레이션' 초콜릿 공장이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생산이 아직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점검 당시 당국자들이 생산 중단 조치 공문을 곧 보낼 것처럼 말하고 돌아갔다며, 오늘이나 내일 당장 공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중국 당국의 보복성 규제가 처음으로 생산 시설로도 확대되는 겁니다.

중국 당국 조치와 별도로, 중국 주요 전자 상거래 업체들이 롯데 불매 운동에 나섰습니다.

중국 최대 화장품 공동구매 플랫폼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웹사이트에서 롯데 이름을 모두 제거했다며 롯데 제품을 절대 팔지 않겠다고 밝혔고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은 롯데 온라인 아웃렛을 폐쇄했습니다.

이에 앞서 중국 베이징에 진출한 프랑스 대형 유통 기업 까르푸는 한국산 제품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상부 지시라고만 밝혔습니다.

까르푸는 2008년 중국 내 인권 항의 시위로 불매 운동 타격을 받은 적이 있어, 반 한국 정서 영향을 피하려고 먼저 손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호텔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사이트 'C-트립'에서 각국 호텔 선택 목록에 등장했던 '롯데호텔'이 갑자기 삭제된 겁니다.

[앵커]
롯데에 대한 보복 조치를 중심으로 살펴봤는데요. 롯데를 포함한 경제 보복, 경제 외 보복에 어떤 것들이 있었고 추가로 예상되는 조치는 뭔가요?

[기자]
중국의 공세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어, 한마디로 '전방위 압박'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와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결정하자 중국 정부는 즉각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그 직후부터 이미 한국 연예인 수지와 김우빈의 중국 팬 미팅이 느닷없이 취소되고 유인나의 드라마 촬영도 갑자기 중단됐습니다.

이후, 한류 스타들을 상대로 드라마와 영화, K-POP 할 것 없이 공연 취소와 출연 정지, 광고 모델 계약 해지 등이 일제히 이어졌습니다.

당시 중국의 한 사업자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중국 쇼핑몰 납품업자 / (지난해 8월) :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 연예인을 이용해서 제품 홍보를 하면 플랫폼에서 제품을 더 많이 노출해 줬는데, 사드 발표 이후에는 한국 연예인을 써도 제품을 더 홍보해주는 그런 이점이 없어졌습니다.]

관광업계에도 곧 먹구름이 덮쳤습니다.

한-중 축구 경기를 보려던 중국인 관광객 3천 명이 일정을 취소하더니 한국 관광 예약이 줄줄이 취소 사태를 맞았습니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 중국인 11만 명이 제주 관광을 취소했습니다.

대규모 예약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항공업계와 제주 전세 버스·숙박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했고, 이 때문에 중국 내 우리 공관들은 개별 비자를 직접 접수하기로 했습니다.

무역과 기업에 대한 보복은 한-일 군사 정보 보호 협정이 체결된 지난해 11월부터 심해졌는데요.

전기차 배터리와 조제분유, 설탕과 인삼 등 수많은 품목에 대한 중국의 수입 기준이 강화됐고,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 등 압박도 이 무렵 시작됐습니다.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와 크루즈선 대폭 축소, 화장품 대량 반품, 한류 동영상 인터넷 차단 등의 조치가 두 달여간 쉴새 없이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이른바 '한류 제한령'을 게임 분야까지 적용해, 한국산 모바일 게임과 한국 게임 판권 신규 허가 심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우리 기업에 대한 중국의 조치를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히자 중국 외교부는 "법에 따른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앵커]
중국 국민 사이에도 반한 감정이 커지면서 여러 가지 불상사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기자]
먼저, 최근 SNS에 올라온, 중국 허난 성 정저우의 한 쇼핑센터 모습입니다.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고, 한쪽에서 중장비가 롯데주류의 소주를 짓뭉개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판매하던 롯데 제품을 한데 모아 때려 부수는 행사를 연 겁니다.

'롯데는 중국을 떠나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가 펼쳐졌고요.

산둥 성 텅저우 롯데마트 앞에서 열린 시위에는 '롯데는 죽어라'라는 문구까지 등장했습니다.

충칭 시에서는 승용차들이 '롯데는 충칭을 떠나라'는 문구를 새긴 LED 판을 뒷유리창에 달았습니다.

수도 베이징에 등장한 차량 광고판에는 사드와 한국 상품을 거부하고 단결해 중국의 위신을 세우자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가면을 쓴 남성이 자신이 '중국 해커'라며 중국 해커들은 한국에 전쟁을 정식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롯데 면세점 홈페이지 접속 장애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이 반한 분위기 전면에 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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