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21세기 술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인물파일] 21세기 술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2016.07.18. 오후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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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술탄'으로 불립니다.

'술탄'은 모든 실권을 쥐고 있는 이슬람 최고 통치자를 뜻하는데요.

2003년 이후, 14년째 장기 집권하며 철권통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1954년생, 예순 두 살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길거리에서 좌판 행상을 하며 학교를 졸업한 자수성가형 인물입니다.

1980년대 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몸담았고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돼 상수도와 교통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국적 인물이 됐습니다.

총리가 된 뒤에는 수렁에 빠져있던 터키 경제를 급성장시키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세 차례 총리를 연임했고, 연임 제한에 부딪히자 헌법을 바꿔 대통령이 되기에 이릅니다.

이슬람 국가 중 유일하게 정치와 종교가 분리돼있는 터키에서 에르도안은 강력한 이슬람주의를 내세우며 정교 분리를 사실상 무력화시켰습니다.

이에 반대하는 세속주의 세력을 제거하고, 한때 동지였던 온건 이슬람 세력에까지 숙청의 칼날을 들이댑니다.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정치적 위기에 몰렸을 때는 정적의 모함이라며, 오히려 상대를 제거하는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2014년 8월 연설) : 에르도안은 독재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에게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는 열정만 있습니다.]

2014년, 에르도안은 우리 돈 6천억 원을 들여 초호화 대통령궁을 새로 지었습니다.

그 넓이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4배, 미국 백악관의 30배에 이르고 방이 1,000개가 넘습니다.

녹지에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는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수백 그루의 나무를 베어 지은 건데요.

그가 '21세기의 술탄'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에르도안은 SNS에서 자신을 모욕한 혐의로 수백 명을 기소하는가 하면, 자신에게 비판적인 방송사와 신문을 폐쇄하거나 법정 관리 조치하며 독재를 공고히 했습니다.

쿠데타가 진압된 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역자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사형제 부활을 시사했습니다.

벌써 쿠데타와 연관된 6000여 명이 체포됐는데요.

무차별적인 피의 숙청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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