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딸에서 첫 마담 파리로" 유럽은 '여성 시장' 시대

"서민의 딸에서 첫 마담 파리로" 유럽은 '여성 시장' 시대

2016.06.07. 오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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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마드리드, 프라하.

유럽 주요국의 수도인데요.

수도라는 것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 도시들의 시정을 이끄는 시장이 모두 여성이라는 겁니다.

또 이탈리아 로마는 사상 첫 여성시장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럽에서 여풍이 거센 이유,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당선이 유력해진 이탈리아 로마의 시장 후보 '비르지니아 래지'입니다.

37세 젊은 나이만큼 정치 경력이 짧은, 일곱 살 아들을 둔 엄마인데요.

래지 후보는 이런 슬로건을 내놨습니다.

"새 빗자루로 청소해야 로마가 깨끗해질 수 있다"

래지 후보는 길거리 쓰레기와 낙서를 없애고 버스와 기차가 제시간에 도착하게 하는 것이 정치라고 말합니다.

공약치곤 사소하다는 느낌이 들지요.

하지만 이런 생활 밀착형 공약들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듯합니다.

또 각종 부패로 얼룩진 기성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더해진 로마 시민들이 새로운 인물을 선호하는 것도 래지 후보가 유력한 이유로 꼽힙니다.

래지 후보는 로마 시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상대 후보를 넉넉하게 앞서며 1위로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결선 투표가 실시되는 19일, 로마의 사상 첫 여성 시장이 탄생할지 주목됩니다.

2014년 첫 여성 시장으로 취임한 프랑스 파리 안 이달고 시장은 가난한 스페인 이민자 출신입니다.

이달고 시장의 SNS사진입니다.

사진 속엔 파리시 곳곳과 시민들, 자신이 만나는 정치인들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 '친근하다'라는 느낌을 줍니다.

이처럼 이달고 시장은 '권위'보다는 '친서민'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고 실제로도 친서민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차 없는 샹젤리제 거리'를 운영하는 등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위생이 열악한 파리 북부 임시 난민촌은 철거하고 정식 난민촌을 짓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두 도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는 2015년 나란히 두 여성 시장이 취임했습니다.

마누엘라 카르메나 시장과 마다 클라우 시장인데요.

이 두 시장의 행보는 좀 더 파격적입니다.

카르메나 시장은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고 있습니다.

또 취임 직후부터 시 소유였던 컨트리클럽을 개방하며 권위와 특권을 모두 내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콜라우 시장도 공공 임대주택을 늘리겠다, 가스 수도 가격을 내리겠다는 공약을 걸며 당선됐는데요.

시장 연봉을 야당의 반발로 일부만 삭감하고 나머지는 기부하기로 하는 등 말 그대로, 파격적인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럽 여성 시장들의 공통점은 '시민에게 더 가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행보로 유럽을 바꿔가고 있는 건데요.

우리나라에는 여성 광역단체장이 아직 없습니다.

유럽의 이런 거센 여풍 현상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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