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인물파일] 韓日 국방장관 '진실공방'...말 바꾸는 우리 국방부 논란

[뉴스인 인물파일] 韓日 국방장관 '진실공방'...말 바꾸는 우리 국방부 논란

2015.10.23. 오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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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한국을 찾아 20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회담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방위상이 한마디 쏟아낼 때마다 우리 국방부가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4년 9개월 만에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문제'가 단연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한국의 유효 지배 범위는 휴전선 남쪽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북한에 들어가면 우리 정부의 동의가 없어도 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는 민감한 발언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 얘기를 쏙 빼놓고 회담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나카타니 방위상의 문제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고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국방부는 뒤늦게 해명을 내놓았는데요.

애초 두 나라가 이 부분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일본이 어겼다는 겁니다.

일본 측에 항의했다고도 했습니다.

이튿날 상황은 또 한 번 뒤집힙니다.

나카타니 방위상이 일본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한 겁니다.

우리 국방부의 설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입니다.

난처해진 국방부가 다시 내놓은 입장은 이렇습니다.

"유감이다, 분명한 합의가 있었다", "그런데 비공개라고 말한 적은 없다"

방위상 발언의 일부만 공개하자고 합의는 했는데, 비공개라고 한 적은 없었다는 궤변입니다.

국방부의 교묘한 '말 바꾸기'에 논란은 오히려 더 불붙고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사관학교인 방위대학교를 졸업한 '자위대 출신'입니다.

1990년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유민주당 후보로 고향인 (고치현 젠켄구)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2001년 고이즈미 총리 때 방위청 장관을 거쳐, 2014년 아베 총리 3차 내각에서 방위상에 임명됐습니다.

헌법개정을 통한 '자위대의 군국화'를 주장했던 대표적 인물이고요.

얼마 전 일본의 새 안보 법제 통과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의 발언으로 국방부는 불과 사흘 동안 두 번이나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물론 우리 국방부의 미숙한 대응은 충분히 비판받을만합니다.

하지만 상대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일본의 방위상 역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역시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것을 실감 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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