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잠기는 영종도 마을..."농지 흙더미 때문"

비만 오면 잠기는 영종도 마을..."농지 흙더미 때문"

2022.08.08.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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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영종도에는 오늘처럼 많은 비가 오면 침수되는 마을이 있어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요.

2년 전 주변 농지에서 성토 작업이 이뤄지면서 이런 상황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준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흙탕물이 콸콸 흘러와 마을 아래로 고입니다.

삽시간에 물이 불어나 수심이 웬만한 수영장 같습니다.

두 시간 만에 60㎜ 가까이 내린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하고 침수된 마을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농지 지대가 높게 형성되면서 저쪽에서 물이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바로 이곳이 원래 배수구가 있었던 곳인데요.

지금은 온데간데없고 물이 빠지는 낌새도 보이지 않습니다.

상습 침수피해가 일어나는 집을 한 번 들어가 보시겠습니다.

빨간 대야가 둥둥 떠다니고 안쪽에 보시면 깨진 장독대, 빨래건조대, 그리고 부서진 가구까지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쪽에는 재활용 쓰레기와 나뭇가지까지 둥둥 떠다니고 있는데요.

이처럼 상습 침수피해가 일어나자 주민들은 모두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 임시 거처하고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이런 침수피해가 재작년부터 극심해졌다고 호소합니다.

위쪽 농지에서 땅을 높게 쌓는 성토 작업을 하고 나서부터 아래쪽 집들이 비만 오면 잠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전은희 / 인천 중산동 : 저 앞에 밭을 메우면서 이 지대보다 저기가 너무 높아요. 비 조금만 와도 항상 잠겨서 여기 할머니는 못 살고 나가고.]

구청도 같은 분석을 하고 있지만, 해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지는 2m 미만만 성토하면 따로 허가가 필요 없어 불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배수를 신경 써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어서 처벌이나 시정 요구를 할 수는 있지만 배수가 잘 안 됐다는 걸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바로 옆이 바다라 만조까지 겹치면 침수 피해는 더 커집니다.

이번 주 집중 호우가 예고된 만큼 주민들은 배수로 확충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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