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끈 '론스타 분쟁' 절차 종료...올해 안 선고

10년 끈 '론스타 분쟁' 절차 종료...올해 안 선고

2022.06.29. 오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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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2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 ISDS 사건의 중재판정부가 10년 만에 절차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올해 안에 판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에 따라 과거 외환은행 매각 당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다시 불거질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됩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천억 원에 인수한 론스타는 불과 3년도 안 돼 재매각을 추진해 '먹튀' 논란을 불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애초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았다는 비판이 잇달았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대대적인 수사까지 이어졌습니다.

[박영수 /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 의도적으로 외환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 규모는 부풀려 정상 가격보다 최소 3천4백억여 원, 최대 8천2백억여 원의 낮은 가격에 매각했고….]

하지만 관련자들은 모두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결국, 외환은행은 2012년 3조9천억 원에 다시 하나금융지주로 넘어갔습니다.

엄청난 차익을 챙긴 론스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가 매각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승인을 미루며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부당하게 과세해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 ISDS를 제기했습니다.

청구한 돈은 46억 7,950만 달러, 지금 우리 돈으로 6조 원이 넘습니다.

중재를 맡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지난 2016년 6월 이후 더는 심리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담당 중재인이 바뀌고 판정을 미뤄오다 6년 만에 절차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규정에 따라 절차 종료 선언일부터 최소 120일, 최장 180일 안에 판정을 선고해야 하는 만큼, 올해 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론스타에 내린 행정조치는 국제법규와 조약에 기초해 어떤 차별도 없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결과는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어떤 판정이 나오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현재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ISDS 7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법무부는 지난해까지 대응하는 데만 4백억 원 넘는 예산을 들였습니다.

패소할 경우 과거 금융 당국과 국무조정실에서 외환은행 매각 논의와 론스타 분쟁 대응에 모두 관여했던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금융 당국 책임론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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