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폐쇄된 건 똑같은데...임대료 환급 기준은 '제각각'

코로나로 폐쇄된 건 똑같은데...임대료 환급 기준은 '제각각'

2022.06.26. 오전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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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집합 금지 조치는 끝났지만, 시설 폐쇄 등으로 인한 임대료 분쟁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간뿐 아니라 공공시설에 입점한 매장들도 코로나 사태 때 똑같이 문을 닫았지만 임대료 환급 기준은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라고 하는데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형평성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혜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11월, 1년 치 임대료 1,450만 원을 주고 서울 성북구 체육시설 안에서 매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박난희 씨.

하지만 영업 3개월 만에 코로나19로 시설은 폐쇄됐고, 박 씨는 남은 8개월 임대료 환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박 씨가 부당하다며 계속 항의하자 이번에는 다시 반만 돌려주겠다는 구청 측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계약상 이미 납부한 임대료는 돌려줄 의무가 없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겁니다.

[박난희 / 체육시설 매점 운영 : 2년 가까이 기다리는데 정상운영이 안 되니까 (포기한 거죠). 전후 사정을 뻔히 알면서 계약서만 가지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에 대해서는 화가 많이 치밀더라고요.]

하지만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지자체는 완전히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서울 도봉구 체육시설 내에서도 매점을 운영하던 박 씨는 같은 사정으로 임대료 환급을 요청했는데,

구청 측은 시설 폐쇄 이후 기간에 대한 임대료와 함께 손실보상금까지 지급한 겁니다.

[박난희 / 체육시설 매점 운영 : 여기(성북구 시설)랑 같은 조건으로 연장도 했고, 코로나 때문에 문도 닫았고 그렇게 했지만, (도봉구에선) 임대료 100%를 반환받은 상황이다, 코로나는 처음 겪는 사례니까 다른 구에서 이런 사례가 있으니까 참고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같은 서울시 자치구인데도 도봉구와 성북구의 결정은 왜 달랐을까?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일어난 분쟁은 계약서상 '을'이 '갑'의 의사에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계약서에 코로나19에 따른 폐쇄라는 구체적 상황에 대한 책임이 규정되지 않은 이상 '갑'인 지자체 뜻대로 환급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성훈 / 부동산 전문 변호사 : 집합금지 명령이나 아니면 공공수용이나 어쨌거나 공적 이익을 위해서 누군가가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 (도봉구는) 명령한 것들을 이행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보상해준 거로 보이고 성북구는 아직 기준이 마련 안 됐거나….]

결국, 제각각인 임대료 환급 기준 속에서 손해 보는 건 소상공인들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자율성보다는 형평성을 고려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남주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 공공기관 업무 지침처럼 해서 그 규정대로 일률적으로 시행했으면 좀 억울한 분, 혜택을 덜 보시는 분이 적어졌겠다….]

일상회복은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시기 피해를 둘러싼 분쟁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전망입니다.

어려운 시기 희생을 감수하고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배려하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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