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끼리끼리 해먹었다"...무자격 업체 대표, 과거 국방정보본부 출신

단독 "끼리끼리 해먹었다"...무자격 업체 대표, 과거 국방정보본부 출신

2022.06.15.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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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100억 수주’ 무자격업체 대표는 군무원 출신
국수본 압수수색한 국방정보본부 출신 공무원
전 근무했던 부서가 기획한 외주 사업 3년간 독점
간부들도 군 간부 출신…’인맥’ 활용 수주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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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자격 업체가 3년간 100억 원대 군 정보 암호 모듈 정비 용역을 수주했다는 '군 납품 비리' 의혹 사건, 어제 YTN이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알고 보니 이 업체 대표가 해당 외주 사업을 직접 기획한 국방정보본부 소속 부서에서 일했던 공무원인 거로 확인됐습니다.

강민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불 꺼진 어두운 복도에 사람의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굳게 닫혀 있는 문 옆엔 회사명만 적힌 명판 하나만 작게 붙어있습니다.

지난 2018년 이 업체를 만든 63살 A 씨는 이듬해부터 자격도 없이 군 당국의 암호 모듈 정비 사업을 수주받아 3년간 100억 원을 챙겼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A 씨는 과거 국방정보본부에서 일했던 5급 공무원 출신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국방정보본부는 국방부 직할 부대로, 군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국가수사본부가 최근 압수수색 한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A 씨가 일했던 부서는 정보본부 내 보안암호정책과로 이번 통신 모듈 장비의 정비 관련 외주 사업을 총괄 기획한 부서로 확인됐습니다.

군 공무원이 군대를 나와 회사를 차린 뒤 자신이 일했던 부서의 외주 사업을 3년간 독점 수주한 겁니다.

이 회사의 수상한 '인맥'은 A 씨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회사 임원들도 예비역 장교들로 채워졌는데 감사와 이사는 육군 정보작전참모본부 정보 분야의 요직을 거친 간부 출신이었습니다.

사실상 군에서 정보 관련 업무를 해온 공무원과 고위 간부가 뭉쳐 그간의 인맥을 활용해 대규모 용역 납품 비리를 저지른 셈입니다.

실제 A 씨와 임원들은 지난 2018년 회사 설립 후 현역 군 간부들에게 노래방과 술자리, 선물 등 지속적인 접대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관련 비리를 처음 인지한 군 경찰은 전·현직 군 관계자 46명을 조사해 국군통신사 소속 현직 간부 등 28명을 형사 입건했습니다.

이 가운데 19명은 부정 청탁 금지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업체 대표 A 씨를 포함한 민간인 6명은 국가수사본부가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인균 /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국가 보안 사업을) 안면과 인연으로 점철되어서 그들끼리 나눠먹기식 사업을 해왔다고 하는 건 이 업체뿐 아니고 그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담당자들까지 일벌백계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국방정보본부 등 국방부 직할부대 두 곳을 압수수색 한 국수본은 자료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A 씨 등 업체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계획입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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