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청소년기. 부모의 지나친 불안감과 개입은 금물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마음주치의] 청소년기. 부모의 지나친 불안감과 개입은 금물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2022.02.09. 오후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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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주치의] 청소년기. 부모의 지나친 불안감과 개입은 금물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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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2년 2월 9일 (수요일)
■ 대담 :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청소년기. 부모의 지나친 불안감과 개입은 금물.(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교수)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주 마음 주치의는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이동우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교수(이하 이동우)> 네, 안녕하십니까.

◇ 김창기> 교수님과 함께 ‘마음의 미술관’이라는 책을 통해서 우리의 마음들을 그림에 비춰서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학령기와 청소년기의 아이들의 마음에 대한 그림들을 가지고 오셨죠.

◆ 이동우> 네, 그렇습니다. 먼저 학령기는 에릭슨에 따르면 근면성을 발달시켜야 하는 시기인데, 그 시기를 잘 나타내 주는 시기의 그림으로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 그리고 밀레의 ‘이삭 줍기’. 그런 그림을 가지고 왔는데, 이 그림들을 저희가 그림으로 보면 굉장히 목가적이고 평화로워 보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그림 속으로 들어가서 주인공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 땀이 비오듯 하는 주인공.

◇ 김창기> 그렇죠. 허리가 부러질 듯이.

◆ 이동우> 이삭 줍기에서는 주인공이 그럴 겁니다. 고통의 연속인 상황이죠. 그래서 학령기 아이들이 암만 에듀테인먼트니 해서 저희가 교육 모델이 발달되었다고 해도, 학령기 아이들이 공부할 때 마음은 바로 이런 주인공, 노동하는 주인공들의 마음 같을 겁니다. 부모님들은 그림을 보는 감상자의 시각에서 보시면서 요즘 교육 교재들이 너무 그래픽도 많고, 좋아져서 공부하기 얼마나 좋으냐. 이래서 애들의 고통에 공감을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 김창기> 그래서 사실 이때가 부모님이 오해를 하고, 자기의 기대에 아이들이 못 미치니까 걱정과 시름이 상당히 구체화되는 시기이기도 하죠.

◆ 이동우> 그렇습니다. 그게 이 시기의 부모님들이 주의하셔야 할 것들이고요. 그다음에 정체성의 시기인데요. 청소년기. 정체성을 정립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는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 그리고 본인의 고유한 것 사이에 긴장이 심화가 되면서 진정한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를 청소년기에 고민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보여주는 그림으로서 공제 윤두서의 자화상을 제가 선정해 왔는데, 공제 윤두서의 자화상이 굉장히 강렬한 느낌을 주고 기존 조선시대의 초상화하고는 굉장히 화풍이 다릅니다. 공제 윤두서가 그 당시에 정치적으로 비주류였던 남인의 후손이었기 때문에 기존의 화풍하고는 다른 그림을 그렸고, 학문적으로도 기존의 학문하고는 다른 실학을 추구했었습니다. 그래서 고산 윤선도의 증손이거든요. 고산 윤선도가 귀양길에서 돌아와서 대를 이을 종손으로 지목한 분이기 때문에 원래 친아버님이 계시고, 아버지의 사촌형한테 양자로 갔습니다. 두 분의 아버지가 계시고, 그래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아주 치열하셨던 분으로 생각해서 제가 이 그림을 선정했습니다.

◇ 김창기> 어후, 저는 보면 고집이 굉장히 세 보이시고, 저희 아버지가 저런 분이 아니셔서 정말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던 그림이었는데요. 그만큼 고민이 많았던 분이셨던 거군요. 그런데 매체들이 많아지고 여러 가지 자극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조숙해지고, 성숙도가 빨라졌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아니면 과거와 현재의 사춘기에 발달의 차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동우> 예. 그러니까 사춘기가 확실히 빨라진 것 같다는 것은 공통된 의견이신 것 같고요. 또 하나 확실한 변화는 과거 부모 자녀 관계가 굉장히 수직적이었는데, 이게 훨씬 수평적으로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 부모님들이 적어도 자율성, 주도성의 시기에는 과거 저희들 때 양육방식보다 애들한테 훨씬 허용적이신데, 학령기에 들어서면서 근면성의 시기, 이 시기에는 부모님들이 굉장히 강압적으로, 과거의 권위적인 양육방법으로 회귀를 하십니다.

◇ 김창기> 점수가 나오니까요.

◆ 이동우> 말씀해주신 것처럼 입시 문제 때문에. 그러다 보니까 타이거 맘 식의 훈육 방식을 하시는 어머님들이 많은데, 과거에 비해서 굉장히 부모 자녀 관계가 수평적으로 되어 버렸기 때문에 이 시효가 대게 중학교 1, 2학년 이상 가기 어렵다는 게 부모님들께서 조심하셔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창기> 그렇죠. 아이들보다 부모님의 마음이 더 강하지 못해서 힘든 경우들도 많이 있죠.

◆ 이동우> 그런데 그게 저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앞으로 세상이 바뀔 거고, 그 시기까지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일찌감치 본인의 문제를 본인이 고민하고 스스로 헤쳐 나가는 그런 능력을 키워 주셔야 하기 때문에 부모님의 지나친 불안감, 헬리콥터 맘 같은 개입을 하시는 건 사실 이 시기에 굉장히 금물인 것 같습니다.

◇ 김창기> 이동우 교수님과 함께한 <마음주치의>는 오스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기 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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