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3패' 자충수...출구전략 고심하는 공수처

'3전 3패' 자충수...출구전략 고심하는 공수처

2021.12.03. 오후 6: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1차 구속영장 기각 사유와 동일…보강수사 ’빈손’
영장청구서·영장심사 때도 수사 허점 드러나
"고발장 작성자 묻는 재판부 질문에 추측성 답변"
텔레그램 ’손준성 보냄’ 이외에 뚜렷한 증거 없어
AD
[앵커]
손준성 검사에 대한 3차례에 걸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고발 사주' 의혹 수사는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수사력 부재에 대한 비판에 '폐지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출구 전략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손준성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에 이어, 소환 조사도 없이 청구한 구속영장, 그리고 한 달여 만에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받아든 성적표는 '3전 3패'입니다.

법원은 2차 영장의 기각 사유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구속할 만큼 혐의가 소명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1차 영장 때도 같은 이유로 기각됐는데, 이후 2차례의 손 검사 소환 조사와 대검찰청 압수수색 등 보강수사에도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공수처 수사의 허점은 구속영장 청구서와 영장심사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공수처는 1차 영장 때 손 검사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한 인물과 실제 작성해서 전달한 인물 모두를 '성명 불상'으로 기재했다가,

2차 때는 지시자를 삭제하고, 고발장 작성과 전달자로 검사 2명과 수사관 1명 등을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고발장 작성을 실제로 누가 했느냐는 영장 심사 당시 재판부 질문엔 추측성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텔레그램 '손준성 보냄' 말고는 확실하게 혐의를 입증할 다른 증거나 진술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때 인력 대부분을 투입하는 등 '고발 사주' 의혹 규명에 사실상 명운을 걸었던 공수처로서는 '폐지론'까지 재점화되는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내부에서는 원점으로 돌아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공수처는 잇따른 영장 기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가 가로막힌 만큼 손 검사 혐의 입증에 당분간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공수처는 또, 손 검사와 윤 후보가 연루된 또 다른 사건인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수사를 위해 손 검사 측에 오는 6일 소환 조사를 통보했습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YTN 우철희 (woo72@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