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 작성자 특정 못한 공수처...이달 마무리 수순

고발장 작성자 특정 못한 공수처...이달 마무리 수순

2021.12.03. 오후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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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손준성 구속영장 기각…"소명 충분치 않아"
손준성 "공수처의 무리한 영장…사법부에 감사"
법원, 1차 영장 기각 때 "구속 필요성 부족"
공수처, 손준성 1차 영장 기각 뒤 보강수사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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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수사력의 부재 속에 고발장 작성자조차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수사는 이달 안에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우철희 기자!

[기자]
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입니다.

[앵커]
손준성 검사의 영장이 또 기각되면서 공수처 수사력에 대한 비판이 거듭 제기되는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지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사유를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공수처 수사로는 손 검사의 고발사주 의혹 관련 혐의가 소명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손 검사는 영장 기각 이후 구치소를 나오면서 공수처의 무리한 영장 청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는 재판부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손준성 /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 거듭된 공수처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신 사법부에 감사드립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0월 26일 손 검사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을 기각할 때도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는 사유를 밝혔습니다.

사실상 이후 공수처의 수사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손 검사는 지난해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시절 밑에 있는 검사들과 수사관에게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 작성을 지시하고,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공수처는 1차 영장 기각 이후 손 검사를 2차례 소환하고, 대검 감찰부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보강 수사를 통해 증거 확보와 혐의 입증에 주력했습니다.

또, 1차 영장 때는 '성명불상'으로 적시했던 지시자를 삭제하고, 고발장 전달자로 휘하 검사와 수사관을 특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누가 고발장을 작성했는지는 끝내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수처는 손 검사가 휘하 검사들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하고, 만들어진 고발장을 전달받았다고 영장 청구서 범죄 사실에 적시하긴 했지만,

그럼 누가 고발장을 작성했느냐는 어제 영장 심사 당시 재판부의 질문에 추측성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텔레그램 '손준성 보냄' 외에는 딱히 확실한 물증이나 진술로 혐의를 입증하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법원은 손 검사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공수처는 지난 9월 초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착수한 뒤 손 검사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과 1차·2차 구속영장마저 잇달아 기각되면서 핵심 인물에 대한 신병확보 시도가 '3전 3패'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관여 여부와 정도 등 '고발 사주' 의혹의 윗선을 밝혀내려던 계획도 가로막히게 됐습니다.

'고발 사주' 의혹 수사는 손 검사 등 관련자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이달 안에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시에, 공수처로서는 최대 위기에 봉착하게 됐습니다.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인력 대부분을 투입했을 정도로 대대적인 수사를 펼쳐왔지만, 이제는 무리한 강제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수사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까지 남기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YTN 우철희입니다.



YTN 우철희 (woo7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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