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대장동 개발 '몸통'?..."김정태 회장·하나은행 고발"

[뉴있저] 대장동 개발 '몸통'?..."김정태 회장·하나은행 고발"

2021.10.21. 오후 7:2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가 1조 원 규모의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경위를 놓고,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이끈 하나은행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화천대유가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이면에 하나은행의 책임이 작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하나은행과 김정태 회장 고발 움직임도 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양시창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어서 오십시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는 그동안 언론 보도가 많았습니다만, 오늘은 하나은행의 책임 문제를 짚어보는 거죠?

[기자]
네, 말씀대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사업 공모 절차를 진행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공모에 뛰어든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대한 의혹은 많이 제기되고, 검찰 수사도 여기에 집중돼 있는데요.

하나은행은 검찰 수사나 언론의 주목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금융 전문가들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이끈 하나은행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배경을 좀 설명하면, 대장동 개발사업권을 따낸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3개의 축이 있습니다.

성남의뜰이 발행한 주식 백만 주 중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만 1주, 그리고 하나은행을 주관 금융사로 하는 컨소시엄이 43만 주,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가 7만 주에서 한 주 모자란 6만9천999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상 임원진을 보면, 화천대유 측 인사인 고 모 씨가 성남의뜰 대표이사로 돼 있고요.

비상무이사로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이 모 씨, 또 하나은행 관계자 최 모 씨까지 각 한 명씩 3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배당 금액을 보면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천8백22억 원, 화천대유는 4천41억 원인데, 하나은행은 32억2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물론 주관 금융사 수수료로 300억 원 정도를 받았지만, 그걸 고려해도 배당액이 턱없이 적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초과이익을 보통주에 배당한다는 내용, 즉 화천대유가 다 가져가도록 한다는 조항 때문입니다.

이런 설계에 대해 하나은행이 아무 문제 제기 없이 동의했다는 점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게 금융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금융 전문가 : 하나은행 같은 경우에는 예금자의 돈으로 투자한 것인데 그러면 이익이 많이 나면 이 이익을 다시 최대한 환수를 해서 주주의 배당으로 쓰든지 예금자 내지는 대출자에게 좋은 이자를 주는 게 은행의 의무이거든요. 그런데도 화천대유에게 이익이 다 흘러가는 것을 방조한 것이죠. 이사까지 파견한 상태에서. 제가 보기에는 다분히 어떤 초기부터 공모가 있지 않았나 의심이 되고요.]

[앵커]
일단 배당 문제에 석연치 않은 지점이 있군요.

여기에다, 하나은행을 주관사로 하는 성남의뜰 컨소시엄 선정 과정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요?

[기자]
네, 대장동 개발사업의 공모에 응한 컨소시엄은 모두 3곳입니다.

하나은행이 이끄는 성남의뜰 말고, 산업은행 컨소시엄,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컨소시엄도 있었습니다.

공모 지침서를 보면 사업계획서 평가 점수는 모두 천 점입니다.

이 중 AMC라고 부르죠, 자산관리회사의 설립과 운영계획이 20점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당시 설립 한 달밖에 되지 않은 화천대유라는 회사에 자산관리를 맡기겠다고 했고,

나머지 두 컨소시엄은 AMC 설립 계획을 냈습니다.

특히 산업은행 컨소시엄은 증권사와 부동산 개발회사 등 모두 4곳이 출자해 AMC를 만든다고 했는데, 그 회사들 면면이 화천대유보다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부동산개발업을 11년 동안 해 온 회사도 있었고, 자본금 규모도 비슷했습니다.

그럼에도,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선정된 건 문제가 있다는 시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지적도 들어보시겠습니다.

[금융 전문가 : 하나은행 측은 한 달 전에 설립되고 실적도 없는 회사 화천대유를 가져갔는데도 선정이 됐거든요. 반대로 산업은행 같은 경우는 업무경력이 아주 긴 인정받은 AMC가 출자를 해서 새로운 회사를 출자를 해서 가겠다고 했으면 훨씬 AMC 능력 측면에서는 그쪽에 좋은 점수를 받을 것 같은데 오히려 가점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받았거든요. 선정해 주는 유동규 측과 하나은행 측과 화천대유 측과 이 제안서 넣는 단계부터 어떤 설계가 있지 않았나 의심이 됩니다.]

[앵커]
네, 여러모로 의심되는 정황이 많은데, 정작 검찰 수사 대상에 하나은행은 쏙 빠져 있단 말이죠.

이에 대해서 시민단체가 뉴있저 제작진에, 고발 계획을 처음 밝혔다고요?

[기자]
네, 앞서 금융 전문가도 비슷한 설명을 하기도 했는데요.

하나은행이 대장동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또 훨씬 더 많은 이익을 거둬갈 수 있었지만, 특정 세력의 이익 독식을 방조 혹은 동조해 배임 소지가 있는데도, 검찰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발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안진걸 / 민생경제연구소장 : 화천대유 같은 불로소득 세력이 수천억 원의 이득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하나은행이 그중에 상당수, 또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갔으면 서민들의 이자를 인하해주는 데도 사용될 수도 있고 중소기업이나 서민에게 꼭 필요한 대출에도 활용될 수도 있는 것인데 공익과는 완전히 무관하게, 하나은행에는 엄청난 손해를 끼치고 특정 투기 세력에게만 엄청난 불로소득을 안겨주는 결과를 야기했다, 그 핵심에 하나은행이 있다. 하나은행이 화천대유 게이트에서 몸통 중 하나일 가능성이 매우 크고 저희는 그래서 하나은행을 배임죄, 은행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해서….]

안진걸 소장은 고발 대상이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과 하나은행 관계자들이라고 덧붙였고요.

하나의 시민단체가 아닌 여러 시민단체가 연합해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하나은행 측 해명을 들어봐야겠는데요.

[기자]
네, 하나은행 측 설명을 듣기 위해 핵심 관계자죠, 앞서 성남의뜰 임원을 맡았던 이 모 부장이 있습니다.

성남의뜰 초기 설계부터 핵심 의사 결정에 모두 참여한 인물인데요.

이 씨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요.

그래서 이 씨를 만나기 위해 근무지를 찾았지만, 자리에 없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하나은행 관리실 관계자 : 지금 안 계시다는데요. 두 분 다 자리에 안 계시다고 합니다.]

이 씨는 만날 수 없었지만, 하나은행 측에 정식으로 관련 내용을 질의해서 답변을 받았습니다.

하나은행 측은 초기 사업비용과 인허가 등 위험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로 참여하게 됐다면서, 출자 초기부터 배당이익에는 관심이 없었고, 대출을 통한 수수료와 이자 수익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제가 다시 금융권 관계자들에게 문의했는데요.

우선주로 참여한다고 해도, 참가적 우선주 제도 등, 하나은행이 우려했다는 위험 부담 없이도 이익을 환수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제, 시민단체가 고발한다고 하니, 검찰 수사 진행을 지켜봐야겠군요.

양 기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YTN 양시창 (ysc08@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