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이 중국에 반포?" 국어 교재 출판사 역사 왜곡 논란

"훈민정음이 중국에 반포?" 국어 교재 출판사 역사 왜곡 논란

2021.10.19. 오후 4: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훈민정음이 중국에 반포?" 국어 교재 출판사 역사 왜곡 논란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AD
한 교육 서적 전문 출판사가 출간한 국어 교재에 훈민정음을 왜곡한 내용이 담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출판사 측은 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교재 판매를 중단했다.

문제가 된 내용은 이 출판사에서 판매하는 독학사(대학 학위 검정고시) 교양 국어 교재에 나왔다.

이 교재 속 '훈민정음과 한자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훈민정음은 한자의 발음 기호다. 훈민정음은 중국어를 통일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문자(한자)의 발음을 쉽게 표기함으로써 중국어를 통일하는 것이 훈민정음의 목적"이라는 다소 황당한 설명도 담겨 있었다.

이는 실제 훈민정음 서문에 담긴 창제 목적과는 전혀 다른 설명이다.

훈민정음 서문에는 "우리나라 말이 중국 말과 달라 한자와는 그 뜻이 서로 통하지 않아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이 이것을 쉽게 익혀 날마다 쓰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하고자 한다"라고 명시됐다. 훈민정음은 우리 백성들이 쉽게 쓰도록 만들어진 문자라는 말이다.

이뿐 아니라 해당 교재에는 "훈민정음은 중국에 반포됐다", "한문 서적을 언해(한글로 번역) 하는 것,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것(훈민정음) 등은 모두 중국에서 시행했다"라고 서술되기도 했다.

위 내용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한 누리꾼 A 씨는 '훈민정음 역사 왜곡한 출판사 신고 후기'라며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A 씨가 공개한 국민신문고 처리 결과를 보면, 지난 16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해당 교재 내용에 관해 "민간 출판사 특정 교재의 역사 왜곡과 관련해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측은 "우리 기관은 독학사 시험을 시행하는 기관으로 법률상 민간 출판사를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으나 이번 신고 내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출판사 측에 우려를 전달하고 처리 경과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출판사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 출판사는 "잘못된 내용으로 인해 혼란을 겪은 독자분들과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도서는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재고 도서는 전량 폐기를 결정했다. 서점 및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도서 또한 모두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출판사 측은 문제가 된 도서를 구매한 이들에게는 수정본 무상 교환과 환불 보상 등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YTN 문지영 (moon@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