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세금 받아먹는 XX가!"...지하철역 '악성 민원인'

[제보는Y] "세금 받아먹는 XX가!"...지하철역 '악성 민원인'

2021.09.13. 오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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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운행이 시작되기도 전에 역 안에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는다며 한 남성이 행패를 부렸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를 빌미로 이 남성의 악성 민원은 계속됐는데, 얼마나 심했는지 한 직원은 근무지를 옮기기까지 했습니다.

제보는 Y, 박기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6월 초 인천 지하철 1호선 캠퍼스타운역.

새벽 5시가 조금 안 된 시각, 한 50대 남성이 역무실 창문을 두드립니다.

직원들이 나오자 삿대질하며 항의하기 시작합니다.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직원들을 불러내 폭언을 쏟아냈습니다.

악성 민원은 역무실과 설비팀 전화로도 계속됐습니다.

[A 씨 / 민원인(지난 6월) : 당신은 서비스 마인드가 개판이야, 틀렸어, 당신은. 그냥 틀렸다고 나 이거 분명히 지적할 거라고 본사에 들어가서….]

첫차가 운영되는 새벽 5시부터 에스컬레이터가 작동되고, 출퇴근 시간을 피해 정기 점검도 하는데, 더 일찍 출근하는 자신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못해 불편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지하철을 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직원들이 이유를 설명해봤지만, 막무가내로 자신의 편의만 요구했습니다.

[A 씨 / 민원인 (지난 6월) : 점검·수리 중이라는 게 무슨 말이야? 아 XX, 미친 X들이네, 짜증 나게. 뭐하는 짓이야, 이게? 죽여버린다, 가서 진짜로.]

한 달 넘게 반복된 악성 민원에 시달린 직원 한 명은 버티지 못해 결국 다른 역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런데도 이 남성은 인천 지하철 본사까지 찾아가 자기 민원을 해결하라며 따져댔습니다.

[A 씨 / 민원인 (지난 6월) : 왜 전화를 안 처받느냐고, 국민 세금 처받는 XXX가 어디 갔느냐고 XX, 자리에 없어요, 왜.]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하철 계단에서 넘어져 다쳤다며 정신적 피해보상과 한약값으로 180만 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단서나 영상 등 이렇다 할 증거도 없는 상황입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 : 민원 응대 노하우가 많은 직원들이 대다수입니다. 굉장히 마음고생이 심했죠.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는데, 지속적인 폭언에 대해서는 인간적인 한계가 많이 느껴진 것 같아요.]

YTN 취재진은 당사자에게 입장을 요청했지만,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참다못한 인천교통공사 측은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악성 민원인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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