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두려운 '에너지 취약계층'...지원 사각지대 '여전'

여름 두려운 '에너지 취약계층'...지원 사각지대 '여전'

2021.07.24. 오전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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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에 더욱 혹독한 여름을 보내는 건 에어컨 바람조차 쐬기 어려운 쪽방촌 주민이나 홀몸 노인 등 주거 취약계층입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책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선정 조건이 까다롭고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뜨거운 열기가 주택가를 휘감은 한낮, 혼자 사는 80대 어르신은 선풍기를 틀어놓고도 연신 부채질을 합니다.

그런데도 요금 걱정 때문에 에어컨은 아예 전기 코드를 빼뒀습니다.

[정승월 / 서울 신당동 : 작년에 에어컨 틀었더니 옛날 거라 요금이 그렇게 많이 나온 거래요. 올해는 이 선풍기 가지고 이렇게 사는 거야.]

동네에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엔 가기가 어렵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쉼터 이용 인원은 두 명, 운영 시간은 하루 네 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제한 탓에 왔다가 돌아가는 주민들도 여럿 있다는 게 쉼터 측 설명입니다.

비좁은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은 집 안에 있지 못하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근처 쉼터에서 주는 얼음과 냉수로 하루를 버팁니다.

[손일웅 / 서울 돈의동 : 개인이 직접 (에어컨) 달아서 할 형편은 아니에요. 공원 같은 데 그늘진 곳에 가서 바람이 부니까 한두 시간 앉아 있다가 다시 들어오고….]

정부에서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마련해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일부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인 가구 기준 여름철 지원금은 7천 원에 불과하고, 선정기준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시 관계자 : 1인 가구는 여름에는 최대 7천 원. 소득 기준과 가구원 특성 기준을 두 개 다 충족해야 바우처 대상자가 되는 건 맞죠.]

서울시가 저소득 위기 가구에 냉방용품과 전기요금, 온열 질환 치료비 등 가구당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기초생활수급자는 제외하기로 해 역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폭염을 자연 재난으로 보고 더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항문 / 서울연구원 초빙 선임연구위원 : 폭염은 기후 재난입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복지 차원이 아닌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문제로 확장해서 행정력과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야….]

취약계층에게 혹독한 여름, 복지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도록 취약계층 관리 인력도 충분히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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