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개인적 신념' 현역 입대 거부 첫 무죄 확정

대법, '개인적 신념' 현역 입대 거부 첫 무죄 확정

2021.06.24. 오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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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종교적 신념이 아닌 개인 신념을 이유로 현역 입대를 거부한 사람도, 진정한 양심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개인적 신념에 따라 현역 입대를 거부한 사람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7년 정 모 씨는 현역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정의와 사랑을 가르치는 기독교 신앙과 성 소수자를 존중하는 '퀴어 페미니스트'로서의 가치관에 따라 군대 체계를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정 종교의 교리, 즉 종교적 신념이 아닌 개인의 비폭력주의 신념과 신앙에 따라 현역 입대를 거부한 겁니다.

1심은 병역법이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도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정 씨의 신앙과 신념이 내면 깊이 자리 잡혀 분명한 실체를 이루고 있어서 진정한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으로 판단돼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진정한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다면 병역법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해 입영 기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를 따른 겁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는 교리상 병역 의무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지난 2월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사람이 '비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사안에서 처음으로 무죄를 확정했고, 이번에는 더 나아가 '현역 입대' 거부에 대해서도 첫 무죄 판단을 내놨습니다.

[임재성 / 피고인 측 변호인 : 비로소 오늘로써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양심적 병역거부가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는 변화가 이뤄진 게 아닐까….]

종교적 신념에 이어 개인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하면서 하급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판결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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