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복무 시간 중에 마사지 받고"...'연봉 6천' 황제 병역

[제보는Y] "복무 시간 중에 마사지 받고"...'연봉 6천' 황제 병역

2021.06.24. 오전 04:3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업체 직원, 근무시간 도중 90분간 마사지 받아
업무시간 중 외부 헬스장에서 운동하기도
전문연구요원 연봉 6천만 원…일반 직원들 '불만'
AD
[앵커]
군 복무를 대신하는 대체복무 중 하나인 전문연구요원제도가 '황제 병역'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연봉 6천만 원을 받으면서 근무시간에 마사지를 받거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건데, YTN 취재 결과 업체나 병무청의 관리는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보는 Y,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
경기도 성남의 소프트웨어 업체.

한 직원이 사원증을 찍고 회사 안으로 들어갑니다.

직원이 향한 곳은 사무실이 아닌 사내 건강관리실.

근무시간 중에 마사지를 받으러 온 겁니다.

[업체 직원 : (몇 시부터 몇 시까지죠?) 저 12시부터 2시까지.]

90분 넘게 마사지를 받고 나온 직원.

확인 결과 현역 군 복무를 대신해 연구소에서 3년간 근무하는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이었습니다.

이 업체에서 근무하는 전문연구요원만 2백 7십여 명.

이곳에서 대체복무를 마친 A 씨는 동료들이 마치 황제처럼 근무했다고 고백했습니다.

[A 씨 / 전문연구요원 출신 : 9시부터 6시 이렇게 (출퇴근) 공지를 받았는데, 원래 입사했던 선배들한테 물어보니 이거 대충 다 처리해준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업무시간 중에 회사 바깥에 있는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오는 경우는 다반사.

지난해 4월, 전문연구요원 두 명이 근무시간 중에 연구소 바깥에 있는 이곳 영화관을 상습적으로 갔다가 적발돼 해고 조치당하기도 했습니다.

[A 씨 / 전문연구요원 출신 : 주변에 다른 회사에서 전문연구요원 복무하는 친구들과 여기를 비교해봤을 때, 확실히 근태나 외출에 대해서 굉장히 느슨한 건 맞고요.]

업체는 병역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연구요원들에게 전공분야가 아닌 일반 사무직 업무를 시킨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병역법상 전문연구요원들은 자신이 전공한 학문과 관련된 분야 업무만 맡아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 행정처분 대상입니다.

[최영기 / 변호사 : 연구분야에서 일하지 않고, 제3의 다른 업무를 한다거나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하게 된다면, 사실상 이것은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취지와 목적 자체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대체복무라고 해도 엄연한 군 복무인 만큼 업무실태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은 병무청 소관입니다.

하지만 병무청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를 이유로 현장 실태 조사 한 번 나가지 않았습니다.

[병무청 관계자 : 일반 연구소 경우는 저희가 작년부터 온라인 실태조사만 하고 있거든요.]

감시 사각지대 속에 '황제복무'하며, 전문연구요원들이 받아가는 1년 연봉은 평균 6천만 원 내외.

함께 근무하는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업체 직원 : 근태를 지키지 않고 나태하게 일하는 분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연구원보다 실적이나 일을 안 함에도 (연봉이) 천만 원이나 높다 보니까 좌절감을 겪는 사람도 있었고.]

업체는 다른 기업에 비해 전문연구요원 인원이 많다 보니 관리에 일부 한계가 있었다며, 부당업무 지시 의혹 등을 포함해 사태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업체 관계자 : 저희도 모니터링은 하고 있지만 이야기하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인력난을 호소하는 중소·중견 기업에 고학력자인 전문 인력을 충원해주는 취지로 만든 전문연구요원제도.

본래의 목적과 달리 감시 부재 속에 '특혜복무'로 변질한 건 아닌지, 당국의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