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투데이] 택배 노동자 또 과로로 뇌출혈...사회적 합의 전망은?

[인터뷰투데이] 택배 노동자 또 과로로 뇌출혈...사회적 합의 전망은?

2021.06.14. 오전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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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김대근 앵커
■ 출연 : 김태완 /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하루 2시간 수면, 주 6일 근무 끝에 쓰러진 택배 노동자의 얘기 전해 드렸는데요. 택배 노조가 정부의 과로사 대책을 촉구하면서 무기한 총파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일과 모레, 노사정이 다시 만나 사회적 합의를 시도할 예정인데 이번에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지난 9일부터 파업을 시작해서 엿새째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파업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김태완]
택배사들이 분류작업 투입과 관련해서 1년을 유예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또 정부 기관인 우체국택배조차도 1차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저희들이 불가피하게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고 사실상 택배사와 정부가 지난 합의를,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저희들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택배 분류 인력 투입 등 사회적 1차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을 하셨는데. 일단 오늘부터 투쟁 수위를 더 높인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신가요?

[김태완]
저희들이 파업에 돌입하기는 했지만 대화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 실질적으로 이 문제가, 과로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6500명 조합원 중에 200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했었고 나머지 4500명 정도는 정상적으로 배송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저희들이 너무 절박하니까 이분들이 전체적으로 참여도 하고 그리고 서울에서 상경해서 요구도 하고 이런 방향으로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앞서서 이번 파업이 지난 1차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건가요?

[김태완]
여전히 16시간 장시간 노동도 진행되고 있고 그래서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도 11명이 과로로 쓰러지셨습니다. 이 중에 다섯 분이 과로사하셨고요.

그리고 엊그제도 한 분이 또 쓰러지셨고. 그리고 1차 합의 때 밤 9시 이후 심야 배송 금지하는 것도 원칙을 세우긴 했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고 이거는 분류작업이 개선되지 않으니 당연히 늦게까지 배송하게 되는 거고 9시 이후에도 진행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 계속 재현되고 있습니다.

[앵커]
분류인력을 투입하는 문제나 그리고 밤 9시 이후에 심야 배송을 금지하는 그런 약속 같은 것들이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이 저도 사회적 1차 합의 내용을 당시에 지켜봤습니다마는 언제부터 하겠다, 이런 약속이 없었던 건가요?

[김태완]
그러니까 1차 사회적 합의의 핵심 내용은 택배사들이 선언한 분류인력 투입 계획, 한 6000명 정도를 우선 투입하고 5월 말까지 2차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세부 방안을 만들기로 했던 거예요.

그런데 이미 5월이 지났는데 여전히 완료가 안 돼 있고 심지어는 1년을 유예하자,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까 저희들로서는 아주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앵커]
그런데 분류작업 인력을 따로 배치한다는 부분도 있었지만 만약에 정말 여의치 않아서 택배기사분들이 직접 분류작업을 할 경우에는 여기에 대해서 보상을 지급하겠다라고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도 안 지켜지고 있는 건가요?

[김태완]
그 부분 같은 경우 우체국 택배 쪽에서, 정부기관인 우체국택배 쪽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인데요. 거기는 분류인력을 넣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예요.

그래서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 분류 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정부기관인 우체국택배조차도 그런 사실 없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
이런 입장을 지금 고수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지금 인력 투입이 제대로 되지 않고 또 분류작업을 하는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일단 택배업계에서는 사회적 합의 이행을 명분으로 해서 택배비 인상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른 택배비를 분류작업 인력을 확충하는 데 이용하겠다, 이렇게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것도 역시 아직 계획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인가요?

[김태완]
사회적 합의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분류작업과 과로사 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상될 수밖에 없는 원가 인상 요인을 정하고 그 부분을 반영해서 택배비 등 인상하는 것으로 논의는 지금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논의 진행 중에 택배사들이 이미 200~250원씩 올렸어요, 지난 4월부터. 그런데 이 택배비를 인상한 걸 보니까 실제로 택배기사들한테 돌아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거의 없고 대부분이 다 회사의 영업이익으로 잡히고 있어서 사실상 지금 과로사 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택배비 인상하는 부분들이 과로사 대책 사용에 쓰여진다기보다는 사실상 재벌 택배사들 배만 불리는 꼴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저희들은 문제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택배사 측에서는 우리가 인력을 지원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다,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들고 인력 채용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이게 유예기간이 있어야 된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계세요?

[김태완]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돈을 적게 주려고 하니까 사람들이 안 구해지는 거고 그리고 이미 택배비를 인상한 부분들이 있고 영업이익들이 있는데 사실상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그리고 또 택배는 저단가 경쟁을 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구조가 매우 심하기 때문에 서로 눈치보고 그러면서 사실상 이 분류작업을 개선하고 과로사 대책 하는 부분들을 후순위로 보고 있다고 보고 있는 거죠.

그래서 택배사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건 사실관계에 맞지 않다, 현장에서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택배 분류작업에 인원을 투입하고 그리고 인상된 택배비를 분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사용을 하겠다고 한 그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리고 택배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에 임금을 보전하는 데 또 이 인상된 택배비가 활용돼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이 합의가 완전히 이행이 되고 있지 않은 그런 상황이고요.

이러는 사이에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롯데택배 소속 노동자 한 분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 저희가 전해드렸는데 지금 이분은 어떤 상황이신가요?

[김태완]
지금 다발성 뇌출혈이라고 해서 한 군데에서 뇌출혈이 발생한 게 아니라 여러 군데서 발생해서 실제로 의사들 소견으로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환자실에 지금 의식불명 상태고요. 이분 같은 경우 정말 안타까운 게 저희가 파업 돌입하고 복귀를 하셨어요. 그래서 지난 금요일, 토요일에 다시 또 업무를 재개한 거예요.

그런 상태에서 쓰러지신 거고 그다음에 평상시 일하신 걸 보니까 주 6일 근무에 하루 2시간밖에 주무시지도 못하고 매일같이 자정 넘어서 귀가하고 이런 상태에서 사실상 이렇게 되는 게 너무나 이상하지 않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고, 이것이 택배사들이 빠르게 대책을 세우지 않음으로 인해서 재발된 것이다, 이렇게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분 외에도 지난달 27일에도 40대 택배 노동자가 응급실로 가다가 뇌출혈로 쓰러지는 일이 있었는데 이런 과로사 위험, 그리고 과로에 대한 위험에 노출되는 택배 노동자들을 위해서 개선해야 될 부분. 1차 사회적 합의만으로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여기에 뭔가 조금 더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태완]
1차 사회적 합의는 택배사들의 선언과 자기들이 투입하겠다는 인력만 투입한 거고 실제 가장 중요한 것은 5월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던 2차 사회적 합의 내용이에요. 그래서 사실상 분류작업을 택배기사들이 아예 안 하도록, 그럼으로써 과로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는,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이런 대책을 하는 건데 지금 재벌 택배사들이 1년을 유예하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이 부분이 해결이 안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멈추기 위해서는 시급하게 분류작업을 해결하는 것, 그 사회적 합의를 완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희들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내일과 모레, 다시 택배 노사와 정부가 사회적 합의에 나섭니다. 이번에 제대로 얘기를 나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사회적 합의, 2차 사회적 합의에는 구체적으로 꼭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된다,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지금 말씀해 주시죠.

[김태완]
분류 인력이 즉시 투입돼야 된다는 것하고 표준계약서, 사회보험, 주 5일제, 주 60시간 이런 쟁점들이 있는데 저희들은 분류인력만큼은 반드시 합의하고 더 이상 늦추지 말고 이번에 합의안을 완성을 해야 된다.

이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렇게 보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정부기관인 우체국택배조차 안 지키는데 어느 민간 택배사가 지키겠나. 정부기관인 우체국 택배가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지키고 과로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이런 방안을 조치를 취해나가야 된다, 결국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줘야 된다, 저희들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분류 인력을 따로 배치하는 것이 시급하고 그리고 이미 약속한 부분들도 빨리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말씀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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