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좋아해서 그런 것"..."군사경찰이 불법 촬영 피해자 성희롱"

"많이 좋아해서 그런 것"..."군사경찰이 불법 촬영 피해자 성희롱"

2021.06.08. 오후 6: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USB에 불법 촬영물 수두룩…여군 이름별 정리"
"초동 수사 때 사건 축소 급급…2차 가해"
"여군 숙소 내 몰카 수색 요구했지만 묵살"
"지난해에도 성범죄…내부 징계 없이 흐지부지"
AD
[앵커]
얼마 전 충북 충주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군사경찰대대 하사가 여군 여러 명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구속됐죠.

그런데 수사 초기 군사경찰이 가해자를 옹호하며 피해자들을 성희롱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군 숙소에 무단침입해 신체와 속옷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된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소속 A 하사.

군 수사당국이 압수한 USB와 휴대전화에서는 불법 촬영물이 다량 나왔고, 여군 이름별로 정리한 폴더까지 있었습니다.

군 성폭력 상담소는 초동 수사 때 군사경찰이 사건을 축소하려 했을 뿐 아니라 2차 가해까지 했다는 추가 발표를 내놨습니다.

수사 초기 담당 수사계장이 A 하사도 인권이 있다며 가해자를 옹호했고, 추가 피해 사실을 밝히자 죽이려는 거냐고 말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피해자를 많이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는 둥 성희롱 발언까지 쏟아냈다고 전했습니다.

[김숙경 /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장 : '가해자가 널 많이 좋아했다더라, 많이 좋아해서 그랬나 보지, 호의였겠지'라는 말을 했고 '그런 놈이랑 놀지 말고 차라리 나랑 놀지 그랬냐, 얼굴은 내가 더 괜찮지 않느냐'라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이후 피해자들이 여군 숙소 내 몰래카메라 수색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고, 군인권센터가 사건을 폭로한 뒤 비난이 빗발치자 그제야 수색에 들어갔다고 덧붙였습니다.

추가 피해자도 공개했습니다.

현직 여군뿐 아니라 민간인 여성도 두세 명 이상 있다는 겁니다.

A 하사가 부대 밖에서 술을 마실 때 몰래 찍은 촬영물로 여성들은 불법 촬영된 사실조차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폭력 상담소는 이와 함께 A 하사가 지난해에도 여군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건은 내부 징계조차 없이 흐지부지됐고 이 때문에 추가 범행을 벌인 거라며 공군 측을 비난했습니다.

[김숙경 /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장 : 사건이 대충 넘어가자 담이 커진 가해자는 주거 침입, 불법 촬영 등의 추가 범죄도 거리낌 없이 저지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 폭로 이후 공군본부는 입장문을 내고 부적절한 언행을 한 수사계장을 비롯해 해당 사건을 수사한 군사경찰들을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서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담소 측은 공군 중앙수사대가 아닌 국방부조사본부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군 내 성범죄에 대한 피해자들의 추가 제보를 계속 받는다는 계획입니다.

YTN 엄윤주[eomyj1012@ytn.co.kr]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